국내 대표 소재기업인 효성은 글로벌 경기 침체 상황에서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소재 경쟁력에 투자하고 있다. 글로벌 스판덱스 점유율 1위인 효성티앤씨, 전력기기 업황 호조로 순항하고 있는 효성중공업이 대표적이다.
효성티앤씨는 13년간 스판덱스 점유율 30% 이상으로 글로벌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기능성 섬유인 스판덱스는 신축성 고부가가치 소재다. 효성티앤씨는 세계 최초로 옥수수에서 추출한 원료를 가공해 만든 바이오 스판덱스를 상용화했다. 이후 바이오 스판덱스 생산량을 확대하며 바이오 섬유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의류 소재시장의 저변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효성티앤씨는 스판덱스 외에도 지속가능한 섬유를 개발하는 데 투자하고 있다. 효성티앤씨는 2008년엔 페트병을 재활용한 폴리에스터 원사를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각 지방자치단체, 항만공사와 협업해 수거한 페트병을 원사로 재탄생시켰다. 지난해엔 세계 최초로 옥수수에서 추출한 원료를 사용한 바이오 스판덱스의 블랙 버전인 ‘리젠 바이오 블랙’, 100% 산업폐기물로 만든 리사이클 스판덱스의 블랙 버전인 ‘리젠 블랙’을 출시했다. 일반 스판덱스보다 진하고 고급스러운 검은색을 띈다는 점에서 블랙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들 제품은 별도 염색이 필요하지 않아 물을 절약할 수 있다.
효성티앤씨는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섬유 브랜드 개편도 단행했다. 고기능성 스판덱스 브랜드인 크레오라를 폴리에스터 섬유와 나일론 섬유 등 기능성 섬유 브랜드로 통합해 운영한다. 회사 관계자는 “스판덱스 사업에서 빠른 속도로 추격 중인 글로벌 경쟁 기업과 격차를 벌리고, 프리미엄 시장 지배력을 높이기 위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효성중공업은 지난 2020년에 인수한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 초고압 변압기 생산기지의 증설을 완료했다. 전력설비 교체 수요가 큰 미국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최근 각 국에서 신재생에너지 공급이 늘어나고 있어 전력망 구축 수요도 늘고 있다. 하지만 변압기를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현재 미구에 설치된 대형 변압기(LPT)의 70%는 25년 이상 사용한 제품이다. 대형 변압기 수명이 30~40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교체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뿐이 아니다. 효성중공업은 2020년 아이슬란드에 가스절연개폐기를 수주한 이후 영국, 노르웨이, 스웨덴 등 유럽 각국과 초고압 변압기, 차단기를 수출을 논의 중이다.
이 회사는 수소충전시스템과 액화수소 사업에서도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수소충전소 건립 과정에서 자재 조달, 생산·조립·건립 등 토탈 솔루션을 제공한다. 효성중공업은 글로벌 화학기업 린데그룹과 액화수소 생산, 운송, 충전시설 설치, 운영 등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있다. 효성은 지난해 서울에너지공사와 서울시 수소 충전 인프라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회사 관계자는 “수소 충전소 구축부터 청정수소 발전소 개발, 도심형 신재생에너지 사업 발굴 등에도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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