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민턴협회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셔틀콕 여제' 안세영(22·삼성생명)의 금메달 사진이 하나도 없어 누리꾼의 비난이 일고 있다. 그가 협회의 문제를 제기하기 전까지는 경기 전후로 안세영의 사진을 게시했는데, 논란 후에는 그래픽 사진만 올리면서다.
안세영은 지난 5일 프랑스 파리 포르트 드 라샤펠 아레나에서 열린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허빙자오(중국)를 2-0(21-13, 21-16)으로 꺾고 우승했다. 배드민턴 단식에서 1996 애틀랜타 대회 방수현 이후 28년 만에 대한민국에 금메달을 안긴 '쾌거'였다.
그러나 배드민턴협회 공식 페이스북에는 '배드민턴 여왕, 파리에서 정상에 오르며 낭만엔딩으로 마무리합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안세영이 결승전에서 중국을 꺾었다는 그래픽만 게재했다. 앞서 혼합복식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김원호(25·삼성생명)와 정나은(24·화순군청)의 사진이 올라온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이 게시물에는 17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대부분 협회를 비판하는 반응이었다. 배드민턴 팬들은 "안세영 선수 사진은 왜 안 올리냐. 기가 막힌다", "유치하고 졸렬한 대한배드민턴협회", "답답하다. 협회 존재가 무엇이냐", "어린 선수가 무릎 절뚝이면서 경기하게 만든 게 누구냐", "양궁협회를 본받자", "금메달 사진 걸고 빨리 입장 표명해라" 등 협회를 겨냥한 발언을 쏟아냈다.
앞서 금메달을 딴 후 안세영은 작심한 듯 협회를 맹비난했다. 시상식 종료 후 진행한 인터뷰에서 그는 선수 부상 관리의 소홀함 등을 언급하며 협회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 대표팀과의 동행이 어렵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이어 대한체육회도 안세영의 폭탄 발언 관련 조사에 착수하면서 파문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논란과 관련해 김택규 대한배드민턴협회 회장은 이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취재진과 만나 나와 선수, 협회와 선수는 갈등이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또 안세영이 대표팀과 함께 할 수 없다는 발언에 대해서도 "그것도 확인하겠다. 왜 그런 소리를 했는지"라고 언급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