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LH, 무량판 구조 감독 부실…전관업체 유착 확인"

입력 2024-08-08 15:30   수정 2024-08-08 18:18

지난해 4월 철근 누락으로 주차장 붕괴 사고가 발생했던 인천 검단의 아파트의 설계 과정에서 규정을 어긴 부당 하도급 ‘이면계약’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한국토지주택공사(이하 LH) 현장감독이 공사 관련 업체로부터 상품권을 받고, 전관 감리업체 대표와 해외 골프여행을 가는 등 관련 업체와 유착된 관련 정황도 다수 포착됐다.

8일 감사원은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한국토지주택공사 전관 특혜 실태’ 감사 결과를 공개하고, 관리·감독을 소홀히 하거나 부당하게 처리한 24명과 금품 등을 제공받았거나 특혜를 제공한 9명 등 관련자 총 33명에 대해 징계 등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주차장 붕괴 사고를 계기로 해당 아파트 발주처로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LH가 감리업체들과 유착 관계에 있다는 이른바, ‘LH 전관 특혜 의혹’이 불거졌고, 시민단체와 국회가 감사를 청구해 감사원이 감사에 나선 결과다.

감사원은 주차장이 무너진 검단 자이 아파트의 A건축사무소가 구조설계를 하도급 업체에 맡기는 과정에서 규정과 달리 ‘구조계산’과 ‘도면작성’을 이원화해 맡기면서 설계에 오류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무량판공법 구조 안전성에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전단보강근 철근이 설계 과정에서 누락 됐다는 것이다.

A 건축사무소 측은 이 같은 부당 하도급 계약을 숨기기 위해 용역대금 입금 내역서 등 관련 증빙을 위·변조했고, 하도급업체 두 곳과 이면계약을 하면서 총 3억 3000만 원의 용역비 중 7000만 원을 돌려받기도 했다.

감사원이 주차장이 붕괴된 검단 아파트처럼 무량판 공법을 사용했다가 철근 누락 등이 발생한 LH 발주 23개 아파트 단지를 살펴본 결과 모든 건축사무소가 이원화된 부당 하도급 계약을 체결했고, 이 중 7개 아파트에서 전단보강근이 구조도면에서부터 누락된 것으로 조사됐다.

감사원은 이 과정에서 구조설계 검수와 시공 감독 업무를 소홀히 한 LH 직원 13명에 대해 징계와 주의를 요구하고, 대금 증빙을 위조한 건축사무소 3곳에 대해서는 검찰에 수사를 요청했다.

이번 감사에선 LH 일부 직원들이 전관 감리업체 등에 제공한 이른바 ‘전관 특혜’와 LH 현장 감독들의 불법 행위도 다수 포착됐다.

아파트 공사 현장감독을 맡은 한 LH 현직 차장은 직무 관련 업체로부터 80만 원어치의 상품권을 받고, 직무 관련 전관 업체 대표 등과 미신고 해외 골프 여행을 다녀온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차장이 백화점에서 명품 가방 등을 사면서 250만 원을 상품권으로 결제했는데, 이 상품권 중 80만 원가량이 직무 관련 업체가 구매했던 상품권으로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은 나머지 150만 원의 상품권에 대해서는 기록 보관 기간이 지나서 구입처를 특정하지 못했지만, 법인에서 구매한 것으로 확인된 만큼 업체에서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감사원은 해당 차장에 대해 파면을 요구하고, 뇌물수수 혐의로 검찰에 수사를 요청했다.

감사원은 LH 공사 현장감독 차장 3명이 직무 관련 업체 전관과 3년간 각각 30차례 이상씩 골프를 치며 수십만 원 상당의 할인 혜택과 식사 등 향응 제공 받은 사실도 적발해 이들에 대해 정직 등 징계를 요구했다.

감사원은 요건이 충족되지 않았음에도 전관 감리업체에 품질 우수통지서 발급하거나, 품질 미흡 통지서 발급 대상인데도 전관 시공·감리업체에 이를 미발급하는 등 LH가 관련 업무를 주먹구구식으로 처리했다며 관련자 11명에 대해서도 징계와 주의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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