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짜 사업지 따내라"…건설사 수주대전 개막

입력 2024-08-08 17:15   수정 2024-08-09 00:37

한남4구역과 강남구 압구정3구역, 사당5구역…. 하반기 강남권 등 서울 주요 재건축·재개발 정비사업지에서 시공사 선정이 잇따른다. 인기 주거지의 ‘알짜 사업지’여서 대형 건설사도 하이엔드 브랜드를 내세워 수주전에 적극 나서고 있다. 착공까지 3년 이상 남은 만큼 건설사가 미래 먹거리 확보와 브랜드 인지도 향상 차원에서 서울 노른자위 재건축 시장에서 한판 대결을 벌일 전망이다.
○하반기 어디 어디 시공사 정하나

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올 하반기 서울에서 상당수 단지가 경쟁 입찰로 시공사를 선정할 예정이다. 가장 눈길을 끄는 사업지는 이달 입찰 공고를 내는 용산구 한남동 한남4구역이다. 지하 7층~지상 22층 51개 동, 총 2331가구의 공동주택을 짓는 사업이다. 사업비만 1조7854억원에 달한다.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현대건설, 포스코이앤씨 간 3파전이 예상된다. 강남구 도곡개포한신은 지난달 1일 입찰 마감 결과 DL이앤씨와 두산건설 간 대결로 압축됐다. 이달 31일 조합원 총회로 시공사가 결정된다.

하반기 입찰을 시작하는 곳도 관심을 끈다. 강남구 압구정 정비사업지 중 규모가 가장 큰 압구정3구역(5810가구)은 연내 시공사 선정과 정비계획안 고시를 목표로 설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수주 의지를 적극적으로 보이고 있다. 총공사비가 8000억원대에 달하는 방배15구역도 이달 말 입찰공고문을 낼 계획이다. 삼성물산과 HDC현대산업개발이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달 12일 2343억원 규모의 동작구 사당5구역 재건축 사업에 우선협상대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동작구 사당동 303 일대에 12개 동 510가구를 짓는 사업이다. 다음달 초 조합원 총회를 통해 최종 시공사가 결정된다.

서울의 한 조합 관계자는 “공사비가 계속해 올라가는 이 시점에선 빠른 시공사 선정이 비용 절약과 직결된다”며 “하이엔드 브랜드 건설사가 경쟁 입찰에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지역의 가치가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왜 정비사업 수주에 관심 갖나
대형 건설사가 수주전에 다시 나서는 건 정비사업이 검증된 미래 먹거리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주요 지역에 브랜드를 단 아파트를 짓는 게 향후 추가 수주에 유리할 수 있다. 대우건설은 지난달 16일 강남구 개포주공5단지 재건축정비사업 우선협상 대상자(총공사비 6970억원)로 선정됐다. 3.3㎡당 공사비는 840만원으로 인근 900만원 선보다 조금 낮다. 일각에선 공사비 리스크를 감수하고라도 핵심 지역에 깃발을 꽂아두는 게 브랜드 인지도 향상에 도움이 되고, 장기적으로 주변 정비 사업지 수주 경쟁에서 유리할 수 있다고 본다.

지난달 2일 입찰의향서 접수를 마감한 방배7구역도 강남권 진출의 교두보가 될 수 있다고 건설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조합은 1차 유찰에 이어 2차 입찰에서도 3.3㎡당 957만원(공사비 약 1772억원)을 고수했지만, SK에코플랜트와 호반건설이 입찰의향서를 제출했다. 최고 19층, 316가구 규모다. 두 회사 모두 강남 사업지에 깃발을 꽂는다는 의미가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신반포21차에 이은 두 번째 ‘드파인’ 사업지로 낙점했다. 호반건설 역시 방배7구역을 시작으로 강남 재건축 시장 진출을 추진 중이다. 최근 한남5구역에 단독 응찰한 DL이앤씨는 업계 최초로 한강을 사이에 두고 남북으로 한강 변 ‘아크로’ 브랜드타운을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주요 사업지에 수주 물량을 확보하는 게 비용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건설사가 일찌감치 수주해 두면 향후 일감을 넉넉히 확보하는 건 물론 입찰 시점부터 착공 전까지 물가 상승분 등을 공사비에 반영할 수도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하반기엔 역세권 입지나 지역 내 상징성이 높은 알짜 단지 입찰이 많다”며 “회사별로 하이엔드 브랜드를 알릴 기회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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