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출산도 보험 보장…비급여·실손은 연내 손본다

입력 2024-08-08 18:01   수정 2024-08-09 01:33

정부가 보험산업 ‘대수술’에 착수한 것은 무리한 보험 모집 행태나 보험금 지급 거절, 회계제도 변경을 틈탄 실적 부풀리기 등으로 보험사에 대한 국민 신뢰가 추락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제기되는 민원 가운데 보험 부문이 절반을 넘을 정도로 소비자 불만도 쌓여가고 있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보험산업의 판을 뒤엎는 수준으로 강도 높은 개혁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당한 영업 관행 개선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8일 학계와 생명보험·손해보험협회, 주요 보험사 등과 2차 보험개혁회의를 열고 보험개혁 10대 전략과 60개 과제를 도출했다. 보험산업 신뢰도 제고 방안과 국민 체감형 보험상품 개선 방안도 제시했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보험의 기본역할에 충실하기 위해 정당한 보험금 청구에 대해서는 신속하게 약속한 금액을 지급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융위는 의료자문 제도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중립적이고 전문성 있는 종합·상급종합병원 전문의로 구성된 인력 풀도 구성하기로 했다.

또 의료자문 남발, 자문의 편중 등을 방지하기 위해 보험사가 의료자문을 통한 보험금 지급 거절 또는 일부 지급 현황을 공시하도록 관련 규정을 정비할 방침이다. 의료자문은 일부 악성 소비자가 보험금을 부당하게 타내는 수단으로도 이용된다는 측면에서 보험사들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금융당국은 올해 하반기 보험업법 시행령과 보험협회 공시 규정 등을 개정해 보험 청약서나 증권 등 보험 안내자료에 불완전판매 비율과 설계사 계약 유지율 등 신뢰도 정보를 함께 기재하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설계사의 모집 경력, 계약 유지율 등 핵심 정보를 별도 서면으로 소비자에게 사전 제공하는 것도 의무화한다.

금감원은 전체 민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보험 민원 해결 속도도 끌어올리기로 했다. 지난해 기준 금감원에 접수된 보험 민원은 약 5만 건으로 전체 금융 민원 중 53%에 달한다. 민원 처리 기간은 2019년 30.1일에서 지난해 62.5일로 급격히 늘었다.

금감원 내에 전문적·독립적인 민원처리위원회를 설치해 민원 처리 체계 및 결과 등을 주기적으로 점검한다. 단순 질의 등 분쟁이 없는 민원은 각 보험협회로 이첩해 처리하도록 할 계획이다.
○‘논란의 중심’ 여행자 보험 환급 허용
금융위는 보험상품 개선 방안으로 임신·출산의 보험 보장을 제시했다. 보험 상품은 사건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그동안 임신·출산이 보험 대상인지에 대한 해석이 모호했다. 이 때문에 관련 상품 개발도 어려웠다. 당국의 방침에 따라 보험사들은 올 하반기 ‘출산하면 100만원’ 등의 정액 보상 상품을 내놓을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최근 해외 여행자보험을 중심으로 논란이 인 ‘무사고 보험료 환급’을 허용하기로 했다. 환급금이 결국 보험료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소비자 혜택이 더 크다고 본 것이다. 사고 이력이 있는 대리운전기사도 합리적 보험료를 부담하면서 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할인·할증제도를 도입한다.
○“비급여 항목 줄이고 필수의료 강화”
금융당국은 지난 5월 보험산업 개편을 위한 보험개혁회의를 시작했다. 회의 출범 이후 30여 개 보험회사에 대한 현장 방문을 거쳐 개혁 전략과 과제를 발굴했다. 당국은 매달 한 차례 보험개혁 회의를 열어 연말까지 종합개선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추진 전략에는 실손보험의 불필요한 비급여를 차단하고 필수 의료기능 강화를 지원한다는 내용도 포함했다. 비급여·실손 개선은 의료개혁특별위원회의 주요 과제다. 김 부위원장은 “가급적 연말 전에 빠르게 개선방안을 도출해 확정하겠다”고 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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