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주가 추락에 AK홀딩스 유동성 부담 가중

입력 2024-08-09 11:37   수정 2024-08-13 12:09

이 기사는 08월 09일 11:37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제주항공 주가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하락하면서 모회사인 AK홀딩스도 자금 조달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제주항공 지분을 기초자산으로 발행한 교환사채(EB) 투자자가 원금 회수에 나선 데다 제주항공 지분을 담보로 빌린 주식담보대출의 반대매매 위기에 놓였다.

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8월 들어 제주항공 주가는 2015년 12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이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하락했다.

국내외 주요 증시가 침체한 ‘검은 월요일’이었던 지난 5일 장중 8300원까지 하락해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후에도 주가가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며 전날 8710원에 마감해 종가 기준으로 가장 낮은 주가를 새로 썼다. 이날 제주항공 주가는 오전 11시 10분 기준 전날보다 0.11% 상승한 8720원에 거래되고 있다.

얼어붙은 증시 상황에 더해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가 영향을 끼쳤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5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으나 누적 결손금이 4000억원이 넘는 상황이다. 부채비율 역시 533%에 달한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 751억원을 올렸으나, 2분기에는 영업손실 95억원을 내는 등 실적 변동성도 여전하다.

제주항공 주가 부진은 모회사인 AK홀딩스 자금 계획에 가장 큰 골칫덩이가 될 전망이다. 그동안 제주항공 주식을 활용해 마련한 현금을 상환해야해서다.

AK홀딩스는 전날 기발행한 교환사채 1300억원 가운데 413억원에 대한 조기 상환 청구가 발생해 상환할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해당 EB는 지난 2022년 9월 AK홀딩스가 제주항공 주식 830만5648주(지분율 10.3%)를 기초자산으로 발행한 것이다. 당시 한국투자증권, 대신증권, 메리츠증권 등이 해당 물량을 매입했다.

EB 발행 자금 대부분은 당시 코로나19 여파로 자금난을 겪고 있던 제주항공 유상증자에 투입됐다. 당시 AK홀딩스도 자금 여력이 부족했던 만큼 보유한 자회사 지분을 유동화해 지원 자금을 마련했다.

EB 투자자는 코로나19가 종식되면 제주항공 주가가 다시 반등할 것으로 보고 투자를 결정했다. 하지만 제주항공 주가가 EB 교환가격(1만5050원)의 절반 수준에 머무르자 시세 차익을 얻기 어렵다고 판단해 원금 회수에 나선 것이다.

EB 투자자는 원금에 6% 수준의 적지 않은 이자를 받게 된다. AK홀딩스는 9월 6일까지 원금 413억원에 약 6.15%의 이자를 더해 438억원을 지급할 예정이다. 해당 EB 조기 상환 청구 기간은 앞으로 3개월마다 도래하는 만큼 잔여 EB에 대한 조기상환도 순차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

제주항공 주가가 더욱 하락하면 담보 비율을 맞추지 못해 주식을 강제로 처분하는 반대매매 위기에 처할 수도 있다. AK홀딩스는 보유한 제주항공 주식 약 4062만주(지분율 50.4%) 가운데 약 2911만주(지분율 36.1%)를 담보로 총 1640억원을 대출받았다. 대부분 AK플라자 등 자회사 자금 지원을 위한 차입이었다.

각 대출 별 담보유지비율은 120~180%로 일부 대출 계약은 이미 담보유지비율을 하회하고 있다. 지난 2월 KB증권에 제주항공 지분 9.7%를 담보로 빌린 500억원 대출계약의 담보유지비율은 180%다. 현재 해당 지분의 평가 금액은 약 680억원으로 담보비율이 136% 수준에 불과하다.

차주의 마진콜(추가 증거금 요구)가 발생하면 기존에 받은 주식담보대출을 일부 상환하거나 담보를 추가로 제공하지 않으면 반대매매가 이뤄질 수 있다.

3월 말 기준 AK홀딩스 현금및현금성자산은 약 264억원이다. 금융자산 등을 포함한 전체 유동자산은 1472억원이다. EB 조기 상환에 이어 마진콜이 이뤄지면 보유 현금 대부분을 소진해야하는 상황이다.

AK홀딩스 관계자는 “자체 현금성 자산이 충분한 만큼 이를 활용해 EB 조기상환에 대응할 것”이라며 “아직 반대매매 마진콜은 없는 상황으로 만약 이뤄지더라도 추가 담보를 제공하거나 자체 현금으로 상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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