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퉁불퉁 도로 달리는데"…중국산 배터리 킥보드 '주의보' [이슈+]

입력 2024-08-10 06:18   수정 2024-08-12 10:18


"공유킥보드도 거의 다 중국 기업 제품이잖아요. 불 난 전기차 배터리가 중국산이었다는 걸 알고 나니 괜히 거리에 세워져 있는 것을 보면 걱정스럽긴 하죠."

최근 강남역 일대서 만난 20대 시민 이모 씨는 이같이 말하며 보도에 세워진 전동킥보드를 가리켰다. 그는 "특히 요즘에는 너무 덥고 비도 자주 오는데 킥보드들은 사시사철 야외에 방치돼있지 않냐"며 "요즘엔 오래돼 보이는 기기도 많이 보여 우려된다"고 털어놨다.

20대 직장인 하모 씨도 "최근 동네서 손잡이가 부서져 있는 전동킥보드를 봤다"며 "출퇴근길에 종종 이용하는데, 폭염과 장마 탓인지 최근 들어 킥보드 관리가 잘 안되는 듯한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전기차 화재에 대한 불안이 확산하는 가운데 전동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장치의 화재 사고도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4일에는 강원 원주시 한 아파트에서 전동킥보드 배터리가 폭발하는 사고까지 발생했다. 7일 오전에도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주택가에서 충전 중이던 전동 킥보드가 폭발해 화재가 발생했고, 16분 만에 킥보드 하부를 모조리 태웠다.

여기에 인천 서구 청라동에서 폭발한 전기차의 배터리가 중국산인 것으로 밝혀진 가운데, 거리 곳곳에 있는 공유킥보드 또한 중국산인 경우가 대부분이라 시민들의 불신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소방청이 공개한 화재 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발생한 전동킥보드 화재는 467건이다. 해마다 증가추세이며, 사망자 4명, 부상자도 64명에 달한다. 특히 여름철 화재 발생량이 겨울철보다 2배 이상 높다. 킥보드 발판 쪽에 있는 리튬 이온 배터리가 습도 및 온도 변화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길거리에 있는 공유킥보드 대부분이 중국산 기업의 제품이다. 8일 기자가 강남역 일대를 돌며 확인해보니 5대 중 4대꼴로 이 기업 제품이었다.

특히 공유용 전동킥보드의 경우 충전 횟수가 잦고 노면에서 오는 충격과 진동이 커 유지보수에 힘써야 한다. 이에 외산 제품일수록 안정성이나 생산 투명성, 사후 관리, 안전 규정을 통한 통제가 어려울 것이라고 시민들은 우려했다.

이에 한 업계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중국산 제품이 가장 합리적 가격대로 대량 수급이 가능하다"면서도 "업체마다 킥보드 국산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고 여름철엔 특히 유지 보수에 신경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배터리에 대한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BMS(전기차 배터리관리시스템) 정보 공개 기업에 보조금을 추가로 지원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전동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장치와 관련된 안전 대책은 아직 이렇다 할 개선 방향이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소방청은 공유킥보드뿐만 아니라 개인 전동킥보드 이용자에게도 △KC 인증 제품 사용 △완충 후 코드 분리 △우천 시 사용 자제 등 안전 이용 수칙을 여름마다 강조하고 있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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