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8월 09일 14:36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국민연금공단이 국내 부동산 출자에 시동을 걸었다. 부동산 대출, 코어(핵심) 권역 투자 펀드로 나눠 1조3500억원을 집행할 계획이다.
국민연금은 9일 국내 부동산 투자 위탁운용사 선정 계획을 공고했다. 대출형(Debt) 펀드와 코어 플랫폼 펀드에 각각 6000억원, 7500억원을 집행한다. 대출 펀드 위탁운용사는 2개사, 코어 플랫폼 위탁운용사는 3개사를 뽑을 예정이다.
국민연금의 대출 펀드는 국내 상업용 부동산 대출에 투자해야 한다? 담보인정비율(LTV)은 70% 이상으로 설정됐다. 주거용 부동산엔 투자할 수 없다. 목표 수익률은 연 6.1%로 설정됐다. 선순위 대출 금리가 5% 초반까지 내려와 목표 수익률을 달성하려면 다른 자산군을 섞어줘야 한다. 때문에 국민연금은 우선주 투자를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우선주 LTV는 85%까지로 설정됐다. 중순위 대출이나 우선주는 전체 30% 이내에서만 투자 가능하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경우 선순위 대출만 할 수 있다. 인허가를 완료해야 하며 브릿지론엔 출자할 수 없다.
국민연금이 출자하는 코어플랫폼 펀드는 단순 오피스, 호텔 뿐만 아니라 뉴 이코노미 섹터를 최소 30% 이상 투자하도록 했다. 뉴 이코노미 섹터란 산업 발전에 따라 새롭게 부상하는 섹터를 의미한다. 정보기술(IT) 분야의 발달에 따라 데이터 사용량이 늘어나며 각광받는 데이터센터(IDC)가 대표적이다. 이외에도 도심형 물류센터, 셀프 스토리지, 라이프 사이언스 등도 관심 받는 자산으로 꼽힌다. 오피스는 건물 가치를 제고할 수 있거나 저평가된 자산만 투자할 수 있도록 했다.
국민연금이 새로운 부동산투자실장을 선임한 뒤 처음 실시하는 출자 사업이다. 지난해 12월 국민연금에 입성한 안준상 부동산투자실장은 이번 출자 사업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국내 부동산 투자 집행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아울러 국민연금은 지난해 조직개편을 통해 사모대출투자팀, 부동산플랫폼투자팀을 신설하기도 했다.
국민연금이 막대한 금액을 집행하게 되면서 국내 부동산 대체투자 운용사들도 들썩이고 있다. 여러 부동산 대체투자 자산운용사들이 이번 출자 사업에 뛰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국민연금은 부동산 시장에서 큰손으로 꼽힌다. 국민연금은 1분기 말 기준 국내외 부동산에 약 52조4000억원을 투자하고 있다. 이중 국내 부동산엔 약 7조원을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국민연금은 먼저 대출형 펀드 위탁운용사를 오는 11월 뽑은 뒤 내년 1월 코어 플랫폼 펀드 운용사를 선정할 방침이다.
류병화 기자 hwahw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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