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일본에 입국한 그는 기자들과 만나 “윤석열 정부 출범 뒤 양국 정상 간 강한 신뢰와 굳건한 협력을 바탕으로 한·일 관계가 완전히 새로운 시기에 접어들고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어 “한·일은 양자 관계를 넘어 글로벌 다차원 영역에서 협력이 확대되고 있다”며 “이런 움직임을 더 가속하겠다”고 덧붙였다.
내년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아 양국 관계를 한층 업그레이드하겠다는 각오도 밝혔다. 그는 “새로운 미래를 열어갈 절호의 기회”라며 “한·일 관계를 더 성숙하게 만들기 위해 양국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여러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사는 현 정부 대일 정책을 초기부터 다듬은 국내 대표적인 ‘일본통’ 학자 출신이다. 서울대 정치학과 학·석사, 미국 컬럼비아대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외교안보연구원(현 국립외교원) 조교수를 거쳐 서울대에서 일본연구소장, 국제대학원장 등을 지냈다.
한·일 간 협력을 강조하는 그는 윤석열 대통령의 당선인 시절 ‘한·일 정책협의 대표단’으로 일본에 파견돼 현 정부 대일 외교 방향을 설명하는 임무를 맡았다. 서울대 국제학연구소장에 이어 작년 3월부터 국립외교원을 이끌었다.
박 대사는 내년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 준비 작업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 2월 일본 언론 인터뷰에서 “1998년 김대중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 총리의 한·일 공동선언을 스텝업하는 새로운 시대 비전이 필요하다”며 2025년 새로운 공동선언 체결을 제안했다.
최근 일본이 사도광산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면서 한국에 약속한 추도식 등 후속 조치를 성실히 이행하는지 지켜봐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강제 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도 남아 있다. 작년 3월 정부가 산하 재단을 통해 피해자 배상금을 지급하기로 했지만, 재단 기금이 바닥을 보임에도 일본 기업은 참여하지 않고 있다.
도쿄=김일규 특파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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