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열린 도쿄올림픽에서 3위에 올라 한국 근대5종에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을 안겼던 전웅태(광주광역시청)가 이번 대회에서 2회 연속 입상을 꿈꿨지만, 최종 6위로 마쳐 아쉽게 입상하지 못했다.
전웅태는 11일(한국시간)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에 마련된 근대5종 경기장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근대5종 남자부 결승에서 펜싱, 수영, 승마, 레이저 런(육상+사격) 합계 1526점을 획득, 6위에 자리했다.
지난 8일 열린 펜싱 랭킹 라운드에서 235점으로 도쿄 대회(9위)보다 높은 4위에 올랐던 전웅태는 이날 결승 첫 경기인 승마에서 287점을 더하며 522점으로 중간 순위 4위를 달렸다. 5번째 장애물에서 말이 한 차례 걸린 뒤 코스를 이탈했고, 그 여파로 시간이 초과하며 300점 만점에서 13점이 감점됐다.
하지만 전웅태는 펜싱 랭킹 라운드 최하위 2명부터 '서바이벌' 방식으로 올라가며 추가 점수를 노리는 보너스 라운드에서 상위 3명의 선수를 연파하며 6점을 더해 중간 합계 3위(528점)로 도약했다.
이어 전웅태는 수영에선 전체 7위에 해당하는 1분 59초 41의 기록으로 312점을 추가, 3위(840점)를 유지하며 2대회 연속 메달 기대감을 키웠다.
앞선 종목들의 성적에 따라 출발 시차를 두는 레이저 런에서 1위 아메드 엘겐디(이집트)보다 17초 늦게 출발한 전웅태는 초반 사격에 어려움을 겪으며 시간이 지체돼 2∼3위권에서 경쟁을 이어갔다. 두 번째 사격 때 안정을 찾아가던 전웅태는 세 번째 사격에서 부진이 이어지며 고전했고, 막판 300미터를 남겨두고 체력이 떨어지며 순위가 밀려나고 말았다.
함께 출전한 서창완(국군체육부대)은 1520점을 기록하며 전웅태에 이어 7위로 결승선을 들어왔다. 도쿄 대회 은메달리스트였던 엘겐디가 펜싱 랭킹 라운드부터 상위권 성적을 유지하며 합계 1555점으로 우승을 차지했고, 일본의 사토 다이슈가 1542점으로 은메달을 획득했다. 동메달은 조르조 말란(이탈리아·1천536점)에게 돌아갔다.
경기를 마친 전웅태는 "첫 사격 이후 사토 다이슈(일본·은메달)에게 붙어서 경기를 이어가며 실수 없이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계속 실수가 나와 저도 모르게 마음이 급해졌다"면서 "승마에서 실수가 있었어도 잘 잡았는데, 레이저 런에서 끝맺음을 잘하지 못했다"고 자평했다.
이어 "잘 되는 날이 있고, 안 되는 날이 있는데, 오늘이 그 안 되는 날 중 하나였다는 생각이 들어 무척 아쉽다"면서 "그런 것도 참고 이겨내야 하는 게 선수인데, 연이어 나온 실수가 아쉽다"고 연신 곱씹었다.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눈물을 보이기도 한 그는 "계속 근대5종을 할 거고, 더 나은 선수가 되고자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서창완(국군체육부대)은 함께 고생한 형을 위로했다. 그는 "웅태 형이 이번 대회를 준비하며 압박감을 많이 느꼈을 텐데, 티를 내지 않고 웃으며 하려고 했다"며 "형이 왜 우는지 알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눈앞에서 기회를 놓쳤기에 형이 저보다 더 아쉬울 것 같다. 그래도 자랑스럽고 멋진 형이고, 수고했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첫 올림픽에서 결승 무대를 밟은 그는 "계속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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