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보다 좋아요"…방학에도 붐비는 늘봄학교

입력 2024-08-11 16:57   수정 2024-08-19 16:53


“친구들과 함께 수업을 듣는 늘봄학교가 학원보다 더 재밌어요.”(서울 수색초 1학년 이지원 양)

지난 5일 찾은 수색초 4층 자치회의실에서는 늘봄학교 1학년 맞춤형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었다. 학생들은 강사의 설명을 들으며 블록으로 RC카(무선조종 자동차)가 지나갈 수 있는 주행 코스를 만들었다. 코스를 완성한 후에는 돌아가며 RC카를 운전했다. 좁은 코스를 제대로 지나가지 못한 RC카가 블록을 무너뜨릴 때마다 교실 안은 아이들 웃음소리로 가득 찼다.

여름방학이 한창이었지만 수색초는 늘봄학교를 이용하는 학생들로 붐볐다. 수색초 1학년 학생(140명) 중 88.6%인 124명이 여름방학에도 늘봄학교에 참여하고 있다. 무료로 제공되는 1학년 맞춤형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학생도 69명에 달한다. 프로그램도 사물놀이, 창의미술, 책놀이, 보드게임, 놀이체육 등으로 다양하다. 주락철 수색초 교장은 “학생교육원, 대학 연계 프로그램 등을 강화해 늘봄 프로그램을 다양화하고 수준을 높였다”며 “학부모도 학원보다 늘봄 프로그램이 낫다며 만족해한다”고 설명했다.

11일 교육부에 따르면 올해 3월 시작한 늘봄학교(돌봄교실 포함)가 방학에도 2900여 개교에서 진행되고 있다. 단 한 명의 학생이라도 지원하는 학교는 모두 늘봄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방학 중 이용하는 학생은 12만5000명에 달한다. 늘봄학교는 학교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정규 수업 외 종합 교육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시범 도입한 뒤 올해 전국 초등학교에서 시행 중이다. 올해 늘봄학교를 이용하는 1학년에게는 맞춤형 프로그램을 매일 2시간 제공한다.

부산교육청은 관내 모든 초등학교에서 늘봄서머스쿨을 운영한다. 동시에 거점형 늘봄서머스쿨 2개소를 지정해 보살핌 늘봄, 1학년 맞춤형 프로그램(2시간), 수익자 부담 학습형 늘봄 등을 제공한다. 오전 9시부터 길게는 오후 8시까지 학교에서 돌봄을 제공하고, 원하는 학생에게는 저녁까지 준다. 부산교육청 관계자는 “늘봄전담사, 실무사, 영양사, 차량안전도우미 등 필요 인력을 시교육청에서 일괄 채용했다”며 “거점학교까지 등하교 통학 차량도 운행한다”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2학기엔 모든 초등학교에서 희망하는 1학년 모두가 늘봄학교를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내년에는 2학년까지, 2026년에는 1~6학년 모두 늘봄학교를 이용할 수 있게 대상을 확대한다. 우선 순위와 추첨, 탈락 없이 누구나 신청해 참여할 수 있다. 맞벌이 가정이 아니어도 된다.

서울교육청은 2학기 모든 학교에 늘봄학교를 안정적으로 도입하고 내실 있게 운영하기 위해 프로그램과 강사 매칭을 지원한다.

교육청 늘봄지원센터 등에 강사풀을 구성하고, 신청하는 학교에 매칭해주는 식이다. 지금까지 확보된 프로그램은 261개, 강사는 745명에 육박한다. 교육청 늘봄지원센터뿐만 아니라 대학 등 지역기관 등도 참여한다. 숙명여대가 과학, 생태 등 분야에서 13개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한국산림복지진흥원은 숲 생태계, 숲과 문화 등을 주제로 18개 프로그램을 제공하기로 했다. 주 교장은 “학교에서 모든 강사와 프로그램을 준비할 필요가 없게 됐다”며 “현장 업무 부담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기대했다.

교원의 행정 업무 부담을 줄이기 위해 실무 인력도 배치한다. 서울교육청은 늘봄 관련 실무사가 지금까지 577명이 배치됐다. 이들은 늘봄학교 관련 행정 업무를 전담하고 방과후학교 행정 업무도 지원한다. 2학기에는 희망 학교를 조사해 학생 인솔, 돌봄, 강사 보조, 행정 지원 등을 담당할 자원봉사자도 배치할 계획이다.

늘봄학교 관련 시설도 확대 조성한다. 설세훈 서울교육청 부교육감은 “바닥 난방 등 아동 친화적 운영 공간을 구축하기 위해 늘봄교실 1실당 6000만원, 학년 연구실 1교당 3000만원을 지원할 것”이라며 “전체 예산이 436억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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