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은 국내 서비스명인 아프리카TV도 조만간 같은 이름으로 개편할 계획이다.
‘e스포츠 월드컵(EWC) 중계 등 숲의 e스포츠 콘텐츠 전략을 이끄는 채정원 e스포츠&게임 콘텐츠 사업 부문장(전무·사진)은 “e스포츠 콘텐츠는 언어적 장벽을 뛰어넘는 매력이 있다”라며 “숲이 글로벌 스트리밍 플랫폼으로 도약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로운 시작에 나선 숲은 e스포츠를 통한 시청자 확보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지난 3일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개막한 EWC의 국내 독점 중계권을 확보했다. 세계 최대 e스포츠 대회인 EWC는 1500여 명의 선수들이 21개 종목에 참가하며 총상금은 6000만 달러(약 830억 원)에 달한다. 특히 리그오브레전드 e스포츠 슈퍼스타 ‘페이커’ 이상혁의 소속팀인 T1이 지난 8일 중국의 톱 e스포츠(TES)와의 대결에서 승리해 우승을 차지하며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채 부문장은 “EWC의 국내 중계권을 확보하는 것은 이전과 다른 새로운 도전이었다”라고 말했다. 기존 e스포츠 대회의 경우 주관사에서 만든 영상을 그대로 송출만 하는 방식이었다. 반면 EWC에선 원본 영상을 활용해 콘텐츠를 만들어야 했다. 국내 중계진 등을 직접 꾸려야 하는 부담이 컸다. 하지만 숲에는 기회가 됐다. 그는 “중계진과 자체 제작 스튜디오 등 인프라를 갖춘 것이 이점으로 작용했다”라며 “다양한 종목의 대회를 직접 제작해 본 경험이 한국에서 가장 많다는 점을 알릴 점이 주효했다”라고 강조했다.
채 부문장은 EWC 중계권 확보는 사실 위험 요소가 적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국에서 인기 없는 게임도 많이 포함됐고 국내 기준으로 대회가 새벽에 진행되는 점도 부담이었다. 하지만 숲은 e스포츠 콘텐츠 확보를 위해 과감히 투자했다. 결국 이 같은 선택은 옳았다. 숲에 따르면 EWC 중계 이후 유입된 신규 시청자 수가 평소의 두 배에 달했다. T1이 출전한 리그오브레전드 종목 결승전의 동시 접속자는 50만 명에 육박해 플랫폼 최고 시청자를 기록했다.
숲은 해외에선 직접 e스포츠 콘텐츠 제작에도 뛰어들었다. 지난 4월 태국 현지 e스포츠 전문 기업 FPS 타일랜드를 인수해 관련 생태계의 확장에 나섰다. 해외 공략의 시작점으로 태국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채 부문장은 “(태국의) 청년층이 e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높고 인기 있는 게임이 한국과 비슷하다”라며 “인구 규모도 증가세라 큰 잠재력을 가진 시장이라고 판단했다”라고 설명했다.
채 부문장은 e스포츠가 앞으로 더욱 성장하고 그 과정에서 숲이 주요 플랫폼이 될 것이라는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 게이머는 전 세계에서 e스포츠 실력이 가장 좋다”라며 “마치 국내에서 해외 축구 최고의 리그인 영국 프리미어리그(EPL)를 즐겨보듯이 해외에서도 국내 e스포츠 중계에 큰 관심을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한국 e스포츠 실력의 수준이 높은 만큼 이를 중계하는 플랫폼의 역할이 중요해질 것이라는 얘기다.
채 부문장은 “앞으로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e스포츠 관련 가치사슬(밸류체인)을 키워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주현 기자 2Ju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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