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잘알' 금융위원장…'13년 무주택자'로 사는 까닭 [금융당국 포커스]

입력 2024-08-13 10:37   수정 2024-08-13 10:48


"가격이 너무 비싸요. 아파트 도무지 못 사겠더라고요."

한국은행은 구직자들 사이에서 '상경계열 탑티어(Top-tier·일류)'로 통한다. 한은의 수재들도 주식·아파트 투자에는 어려움을 겪는다. 이들은 '가구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PIR)'부터 가계부채까지 아파트가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에 비해 비싼 이유를 여럿 나열했다.

경제부처에도 비슷한 사람들이 적잖다. 기획재정부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역할을 하는 경제분석과장을 비롯해 주요 요직을 거친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그렇다. 알아주는 '경제통'·'경잘알(경제를 잘아는)'이지만 재테크에는 거의 관심이 없다. 그는 13년 동안 무주택자로 일관했다. 이 같은 소신은 정책에도 반영되고 있다.

김 위원장(사진 왼쪽)은 지난 12일 열린 밸류업 간담회에서 알듯 말듯 한 이야기를 남겼다. 그는 “밸류업 정책이 안착하면 경제 구조가 부채 중심에서 자본 중심으로 전환될 것”이라며 "부채 중심의 경제구조를 개선하면 우리 경제의 역동성·안정성을 높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의 발언은 자산 대부분에 대출금까지 얹어 부동산에 투자하는 가계 자산 운용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동안 이른바 ‘빚투(빚내서 투자)’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을 바탕으로 하는 가계 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들면서 건설투자와 부동산 시장이 활기를 보였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폭등한 가계부채·집값은 여러 부작용으로 이어졌다.

부동산에 몰린 돈의 물꼬를 주식시장으로 돌려야 한다는 것이 김 위원장의 시각이다. 돈의 흐름이 바뀌면 ‘가계 여윳돈의 이동→증시 활기→가계 자산 증식, 기업 성장’의 선순환 구조가 구축된다는 것이 금융당국의 시각이다.

금융위는 이 같은 목표를 구현하기 위해 증시 부양정책과 부동산 금융 억제 정책을 동시에 쓰고 있다. 증시 부양을 위해 밸류업 정책을 추진 중이다. 부동산을 위한 빚투·영끌을 막기 위해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내달부터 도입한다.

김 위원장이 이 같은 정책 의지를 몸소 실천하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올해 3월 기재부 1차관 재직 때 공개한 공직자 재산변동을 보면 그는 서울 서대문구 아파트 전세권 5억원을 비롯해 6억 5000만원가량의 재산을 신고했다. 2009년 서울 강동구 암사동의 아파트를 1억9500만원에 매각한 뒤 지금까지 13년 동안 무주택자로 살았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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