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독립기념관장 뉴라이트 논란, '친일 편 가르기' 지나치다

입력 2024-08-12 17:35   수정 2024-08-13 06:56

김형석 신임 독립기념관장을 둘러싼 논란이 크다. 광복회와 야당은 그가 식민 지배를 미화하는 뉴라이트 인사고, 독립운동을 훼손하고 있다며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이종찬 광복회장은 ‘일본 우익과 내통’ ‘용산에 밀정 그림자’ ‘연탄가스’ 등 험한 말을 쏟아냈다. 광복회 등 일부 단체와 야당은 모레 광복절 경축식에 불참하겠다고 한다.

대한민국 최대 경축일을 코앞에 두고 이런 분열상을 보이는 것 자체가 안타깝다. 광복회는 김 관장의 그간 발언을 문제 삼아 친일적이라고 비판한다. 김 관장이 식민지 근대화론을 주장하고, 대한민국 건국 시점을 임시정부가 수립된 1919년이 아니라 1948년이라고 한다며 역사 폄훼라고 몰아세운다. 그러나 국가보훈부와 김 관장 스스로 부인하는 마당에 뉴라이트 인사라고 단정하는 것은 과도하다. 김 관장이 “대한민국의 건국은 1919년부터 시작해 1948년 8월에 완성됐다”고 했고, 이승만과 김구를 모두 국부로 높이자는 것은 임시정부의 정통성을 인정한 것이다. 진정한 광복이 1945년 해방이 아니라 대한민국 정부를 세운 1948년 8월 15일이라는 주장을 두고 시각에 따라 비판할 수 있으나 친일 딱지를 붙이는 것은 억지다. 분단사관을 주장하는 측은 ‘1948년 건국설’을 부정하고 이승만 정부를 분단 고착화 주범이라고 공격한다. 하지만 진정한 독립은 1948년 주권을 확보한 대한민국 건국에 있음은 부인하기 어렵다.

김 관장은 2009년 편찬한 <친일인명사전>에 대해 “잘못된 기술에 의해 친일 인사로 매도되는 분들이 있어서도 안 되겠다”고 한 것을 두고도 공격받고 있다. 그러나 사전 출간 당시 친일 행적이 드러난 좌파 인사들은 빠지고 우파 인사들은 특정 조직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친일파 낙인을 찍어 편파 논란이 컸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김 관장 선정 과정에서 불공정 논란이 일었고, 독립운동 전공자로 볼 수 없어 전문성 부족 시비가 붙은 상황에서 그를 임명한 것은 아쉽다. 그러나 ‘밀정’이란 말까지 동원해 편 가르기 할 일은 아니다. 분열된 광복절 행사가 되지 않도록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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