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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락장에서도 ‘강심장 투자’를 이어 나간 것이다. 코로나19를 계기로 개미들은 대담해졌다. 과거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는 외국인이 ‘폭탄 매물’을 쏟아내면 개인도 덩달아 ‘패닉셀’(공포에 따른 투매)에 나섰다. 하지만 코로나19를 겪은 뒤로는 달라졌다. 외국인이 쏟아낸 우량주를 쓸어 담으며 공격적 저가 매수에 나서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폭락장=주식 바겐세일 기간’이라는 학습효과가 퍼진 결과다.
코로나19로 전 세계 금융시장이 흔들리던 2020년 3월 19일 코스피지수는 장중 1439.43까지 폭락했다. 하지만 석 달 만에 2000선을 회복하더니 그해 11월에는 연중 최고가인 2607.10으로 뛰었다. 상승장을 보이던 2020년 3월 20일~11월 30일 개인은 39조131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 기간 개인 순매수 상위 종목은 삼성전자우, 네이버, 현대차 등이었다. 삼성전자우는 이 기간 72.4% 뛰었다. 네이버와 현대차의 상승률은 각각 92.7%, 175.4%를 기록했다.
최근 개미들이 공격적으로 매수에 나선 배경에는 금리 인하 기대도 있다. 한국은행과 미국 중앙은행(Fed)이 나란히 연내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관측이 개인의 투자심리를 북돋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계 여윳돈이 불어난 것도 개인의 투자 유인을 키운 원인으로 해석된다. 한은에 따르면 올 1분기 말 가계·비영리단체의 현금·예금 잔액은 2472조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에 비해 61조5000억원 늘었다.
하지만 앞으로 증시 향방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미국 경기 침체와 엔캐리 트레이드(엔화를 저금리에 빌려 고금리 자산에 투자) 청산 우려를 완전히 씻어내지는 못해서다. 이번 주에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를 비롯해 소매 판매와 산업생산 지표 발표가 줄줄이 이어진다. 지표 결과에 따라 투자심리가 다시 움츠러들 우려도 크다.
시장 변동 폭도 평소보다 커졌다. 이날 코스피200 변동성지수는 24.49를 기록했다. 지난해 7월부터 이 지수가 20포인트를 넘은 것은 단 5거래일뿐이다. 하지만 이달 들어서는 연일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요즘 증시는 변동성이 이례적으로 높다”며 “거시경제 지표 발표를 앞두고 좀 더 보수적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익환/박한신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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