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는 의약품·의료기기 개발 전반에서 인공지능(AI)을 접목하려는 시도가 활발하다. 식약처는 올해 2월 국제 AI 의료제품 규제 심포지엄을 개최해 첨단분야 글로벌 규제논의를 주도하기도 했다. 미국, 일본, 중국 등 주요국 규제기관과 세계보건기구 등 국제기구, 다국적 기업, 학계 등 20개국 글로벌 전문가가 참여했다.
WLA에 등재된 이후 올해 3월 필리핀 식품의약품청이 식약처를 우수 규제기관으로 신규 등재하며 국산 의약품은 필리핀에서 법정 허가심사기간을 단축받는 등의 신속심사 혜택을 누리게 됐다. 당초 120~180일 걸리던 심사기간은 30~45일로 줄어들었다.
이외에도 식약처는 2014년에는 의약품실사상호협력기구(PIC/S), 2016년 의약품국제조화회의(ICH)에 가입했다. 2019년에는 유럽연합(EU)의 화이트리스트에 등재됐다. 모두 국산 의약품의 신뢰도를 재확인한 사례다.
개별 국가와의 규제외교를 통한 성과도 있다. 싱가포르와는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GMP) 상호인정협정을 체결했다. 의약품 수출 허가 시 국내에서 받은 GMP 적합판정이 인정돼 평가를 면제받을 수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지역과도 MOU 등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나이지리아와는 올해 6월 협력각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지난 4월 EU와 체결한 의약품 비공개 정보교환을 위한 비밀유지 약정 등 국내 규제기준을 글로벌 수준으로 높이기 위한 노력도 하고 있다. 특히 유럽의약품청(EMA) 주관 의약품 및 바이오의약품 과학적 공동평가(OPEN) 프로그램에 참여해 해외 선진국 의약품 규제기관과 함께 의약품을 평가하고 전문지식과 심사 기준을 공유하기도 했다.
국내 업체를 대상으로 수출 규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설명회도 다수 개최했다. 특히 최근 화장품 규제 변화가 큰 중국과 미국의 규제당국자를 초청했다. 식약처는 이외 수출국에 대한 인허가 규제정보와 교육 등을 ‘글로벌 규제조화 지원센터’를 통해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올해 10월에는 ‘2024 원아시아 화장품 뷰티 포럼’을 개최해 아시아 국가의 산·학·관 화장품 분야를 국내 초청해 해외 규제기관과 국내 산업계 간 교류의 장을 마련할 계획이다. 2014년부터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주요 아시아 국가에서 개최되는 대표적인 화장품 포럼으로 각국의 화장품 규제 정보와 수출에 필요한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행사다.
오영진 식약처 글로벌수출전략담당관은 “각 국의 내수 부진, 자국 산업보호를 위한 규제장벽 강화 등으로 의료제품 분야 수출기업의 애로사항이 증가하고 있다”며 “규제외고를 통해 국내 규제의 글로벌 위상을 강화하고 외국 규제기관과 협력해 규제장벽을 신속하게 해소하겠다”고 말했다.
이영애 기자 0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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