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軍 "명령만 기다리고 있다"…이스라엘은 '최고 경계태세'

입력 2024-08-13 18:10   수정 2024-08-14 0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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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개월째로 접어든 가자지구 전쟁이 ‘5차 중동전쟁’으로 확전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란이 이번 주 이스라엘을 공격할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중동 지역 긴장감은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이란이 우호세력들과 총공세를 펼친다면 지난 4월 소규모 피해가 나는 데 그친 이스라엘 본토에 대한 첫 직접 공격과는 차원이 다른 타격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스라엘은 보복 공격에 대비해 군 경계태세를 최고로 끌어올렸고, 미국은 중동 지역 해·공군 전력을 증강하기로 했다.

레바논 국경지대선 충돌 지속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12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우리는 이란과 그 대리인들에 의해 이르면 이번 주 무언가(공격이) 일어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이 지난달 말 이란 수도 테헤란에 머무르고 있던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정치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 등을 암살한 데 대한 전면 보복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다. 이날 레바논 무장세력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북부 접경지를 향해 로켓 수십 발을 쏘고, 이스라엘군도 레바논 남부 헤즈볼라 군사시설을 공습하는 등 이스라엘과 레바논 국경 지대의 긴장감 또한 고조됐다.

아스가르 아바스-골리자데 이란혁명수비대 지방지부 지휘관은 이란 국영 ISNA통신사에 “이란 부대는 인내와 참을성에 대한 명령이든, 응징 명령이든 최고지도자의 명령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겉으로는 (우리가) 응징하기에 너무 늦은 것처럼 보이지만, 적군은 기다림으로 인해 많은 압박을 받고 있다”고 했다.

이스라엘은 군 경계태세를 최고로 끌어올렸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은 성명에서 “우리는 공격과 방어에서 최고 수준의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美·英 등 “위협 멈춰라”
이스라엘의 맹방인 미국은 중동 지역 군사력을 증강하며 대응 태세를 강화했다. 미 국방부는 전날 “로이드 오스틴 장관이 핵추진 잠수함 USS 조지아호의 중동 배치 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국방부 당국자는 “구축함 USS 라분도 이미 역내에 배치돼 USS 루스벨트, USS 버클리, 강습상륙함 USS 와스프 등과 지원 대기 중”이라고 했다.

오스틴 장관은 중동으로 이동 중인 에이브러햄링컨항모 타격 전단의 항해를 가속할 것도 지시했다. USS 에이브러햄링컨에는 F-35C 제트 전투기가 탑재돼 있다. 싱크탱크인 국제위기그룹의 브라이언 피누케인 미국 프로그램 수석고문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항공모함은 종종 동맹국에 대한 미국의 힘과 헌신을 과시하거나 미국의 지역적 이익을 방어하기 위해 배치된다”고 분석했다.

국제사회는 이란의 군사행동 자제를 위한 전방위 설득에 나섰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정상과 통화한 뒤 발표한 공동 성명에서 “이란이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적 공격 위협에서 물러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번 주 중동을 찾아 대응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알려졌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이날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취임 후 처음으로 통화하면서 “이란은 국제적 원칙에 따라 침략자에 대응할 합법적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7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통화에서도 같은 입장을 밝혔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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