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국내 단백질 음료 시장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건강을 즐겁게 관리하는 ‘헬시플레저’ 트렌드에 젊은 층 수요를 탄탄히 확보하면서다. 이들 세대를 중심으로 건강을 위해 아낌없이 지갑을 여는 ‘헬스디깅족’이 늘면서 단백질 섭취를 중시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3일 남양유업에 따르면 국내 단백질 음료 오프라인 시장의 올해 상반기 누적 매출은 61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552억원) 대비 17.1% 늘어난 수치다. 단백질 바·분말 시장 대비 단백질 음료 시장은 최근 2년 연평균 매출 증가율(CAGR)이 80%에 달할 정도로 빠른 성장세를 보인다.
수요는 젊은이들이 주 소비층인 편의점으로 몰렸다. 올해 상반기 편의점 단백질 음료 매출은 오프라인 전체 매출의 약 90.3%를 차지했다.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2.4%포인트 증가했다. 이 같은 인기에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단백질 음료 제품은 2021년 1월 6종에서 지난 6월 53종으로 9배 가까이 늘었다.
오프라인 매장의 연간 단백질 음료 매출은 2021년 339억원에서 2022년 807억원, 지난해 1098억원 등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매출이 상반기에만 600억원이 넘은 것을 고려하면 연간 기준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시장 흐름에 발맞춰 유업계에서는 단백질 음료의 성분과 형태에 차별화를 둔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연세유업은 지난달 4일 ‘A2 단백원유’를 40% 함유한 단백질 음료 ‘세브란스 A2프로틴’을 선보였다. A2단백원유는 일반 우유에 담긴 A1·A2 단백질 중 A2만 가진 젖소에게서 생산한 우유다. 장 내 염증이나 배앓이를 유발할 수 있는 A1 단백질이 없어 소화력이 높다는 특징이 있다.
신제품에는 체내 합성이 어려워 식품을 통해 섭취해야 하는 필수 아미노산 9종이 들어갔다. A2단백원유의 고소하고 진한 맛을 살려 단백질 음료 특유의 텁텁함을 최소화했다는 설명. 연세유업 관계자는 “최근 성분까지 꼼꼼하게 확인하는 소비 성향을 반영해 단백질 함량뿐만 아니라 국산 원유 함량까지 확인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A2단백우유가 인기를 끌자 제품군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수요 공략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지난해 10월 출시된 세브란스 A2단백우유는 출시 후 6개월간 누적 300만개가 팔렸고, 8개월 만에 500만개를 넘었다.
단백질 음료 시장 후발주자로 뛰어든 남양유업은 2022년 단백질 음료인 ‘테이크핏’ 제품군을 총 8종으로 선보이며 소비자 선택 폭을 넓혔다. 250mL ‘테이크핏 맥스’ 4종, 운동 전에 마시면 효과적인 450mL ‘테이크핏 프로’ 2종, 얼음 컵에 담아 마실 수 있는 파우치 형태의 230mL ‘테이크핏 아쿠아’ 2종 등에 해당한다.
그 결과 테이크핏 제품군은 올해 상반기 단백질 음료 오프라인 시장에서 매출 1위를 차지했다. 특히 편의점에서 지난해 3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4분기째 매출 1위를 달성하며 호실적을 견인했다고 회사는 전했다.
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남양유업은 단백질 음료 상품 개발을 확대해갈 계획. 회사 관계자는 “차별화된 맛은 물론 ‘저당·저탄수화물·고단백’ 콘셉트로 20~30대 소비자를 겨냥했다”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중심의 마케팅 전략이 통해 출시 2년 만에 빛을 봤다”고 귀띔했다.
업계에서는 국내 단백질 시장 자체의 규모가 더 커지면서 음료 외에도 제품군이 다변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2018년 890억원에 머물던 국내 단백질 시장 규모는 2021년 3364억원으로 4배 가까이 늘었다. 지난해 4500억원으로 약 6배 커진 것으로 추정된다.
유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이후 2030 세대를 중심으로 다이어트와 기초 체력 증진에 필수 성분인 단백질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단백질을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는 제품의 인기가 더 높아졌다”고 말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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