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정용석 부장판사는 A씨가 자신의 배우자와 내연관계인 B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정 부장판사는 "B씨는 A씨에게 위자료 15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A씨가 당초 청구한 3000만원 중 절반만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것이다.
연극배우인 B씨는 A씨의 배우자인 C씨와 같은 공연에 출연하면서 가까운 사이로 발전했다. 이들은 함께 드라이브를 갔다 오거나 모텔에 투숙하기도 했다.
A씨는 이에 B씨를 상대로 정신적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나섰다. B씨가 자신의 배우자와 부정행위를 저질러 부부공동생활이 침해됐고 정신적 고통을 받게 됐다는 이유였다.
B씨는 C씨와 교제한 사실이 없고 연극 선후배 사이로 고민을 상담한 사이일 뿐이라고 항변했다. 또 술에 만취해 잠시 모텔에 들어갔지만 성관계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B씨와 C씨 사이의 부정행위가 있었다고 봤다. 대법원은 간통에 이르지 않았더라도 부부의 정조의무에 충실하지 않은 일체의 부정한 행위를 '배우자의 부정행위'로 간주한다.
실제로 B씨는 C씨에게 메시지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보고 싶다"고 표현했다. C씨는 "우린 무슨 사이야"라는 B씨의 질문에 "불륜"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정 부장판사는 "이와 같은 대화 내용은 단순히 동료 또는 선후배 간의 관계에서 주고받은 대화로 볼 수 없다"며 "함께 드라이브를 가거나 모텔에 투숙하기도 한 점 등을 종합하면 B씨와 C씨가 성관계를 갖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일련의 행태는 부부 간 신뢰 의무를 저버리고 부부관계를 파탄에 이르게 할 수 있는 부도덕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A씨와 C씨의 혼인생활 기간, 자녀 등 가족관계, 부정행위 내용과 기간, 부정행위가 혼인관계에 미친 영향 등을 종합해 위자료 액수를 1500만원으로 정한다"고 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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