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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유틸리티 기업들이 올해 매출 가이던스를 올리고 있다. 인공지능(AI) 데이터 센터 열풍으로 2분기에도 여러 건의 전력 공급 계약을 잇달아 체결한 데 따른 자신감이다.
S&P 글로벌 원자재 인사이트의 전력 및 재생에너지 부문 부책임자인 벤 레빗은 1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올해 초부터 미국 전력회사들이 2030년 누적 데이터 센터발(發) 전력 수요 가이던스를 약 50% 상향 조정했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의 5월 보고서에 따르면 데이터 센터는 2022년 미국에서 생산된 전력의 3%를 차지했으나, 2030년이면 8%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자산운용사 가벨리 펀드의 티모시 윈터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2분기 들어 데이터 센터 기회가 어느 정도 명확해지기 시작했고, 숫자로 입증되는 결실은 매우 놀라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가벨리 펀드는 1분기 기준 PG&E와 넥스트에라 에너지, 미국 AES 등 6개 유틸리티 회사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린 굿 듀크에너지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우리가 2028년까지 공유한 경제 개발 파이프라인에서 데이터 센터는 약 25%를 차지합니다. 2030년 이후에는 거기에서 추가로 25%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분석가들은 "유틸리티 기업들이 지난 2년 동안의 실적 부진 이후 더욱 의미 있는 매출 성장세 보일 수 있으며, 장기 성장 목표를 초과해서 달성할 수 있을 정도로 좋은 위치에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미국 경기 침체가 발생하더라도 유틸리티 업종은 다른 업종보다 실적이 좋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LSEG 데이터에 따르면 S&P 500 유틸리티 기업의 올해 연간 수익은 전체 S&P 500(10.5%)에 비해 약 2%포인트 높은 12.4%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투자 전문 매체 배런스는 최근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이 '산불 규제 이슈 등으로 유틸리티 업종이 돈만 먹는 하마로 전락할 것'이라고 우려했지만, AI로 인한 전력 수요 증가와 같은 외부 요인들이 에너지 산업의 성장을 더욱 견인할 것"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유틸리티 기업들이 향후 몇 분기 동안 전력망 등 에너지 인프라 업그레이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자본 지출 계획을 잇따라 마련할 것으로 전망했다. 데이터 센터 열풍으로 벌어들인 수익을 바탕으로 노후화된 전력 설비를 교체 및 개선하는 작업에 나설 것이란 분석이다.
이를 위해 전기료 등 서비스 요금 인상에 필요한 규제 프로세스인 '기본 요금 사례'에 대해서도 수정안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바클레이스의 니콜라스 캄파넬라 미국 전력 및 유틸리티 리서치 책임자는 "올해 하반기는 유틸리티 업계에서 자금 조달 계획뿐만 아니라 실적 수정 측면에서 기본 서비스 요금과 관련된 조정과 이에 따른 수익 전망치의 수정 작업이 적극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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