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비즈니스 리더들이 자신들의 견해와 일치하는 대선 후보를 찾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고 분석했다. 이들은 더 낮은 세율과 더 가벼운 규제, 더 적은 반독점 조사를 원하지만 어느 후보도 여기에 들어맞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집권 당시 감세안과 규제 철폐 등을 강조하는 데 시간을 할애했다. 행정부 주요 자리도 기업인들로 채웠다. 엑슨모빌 최고경영자(CEO)였던 렉스 틸러슨을 국무장관에, 골드만삭스 출신인 스티브 므누신을 재무장관에 임명한 게 대표적인 예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 JD 밴스 상원의원이 변수로 떠올랐다. 뉴욕 월가에서 반대하는 트럼프식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운동의 리더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주장하는 관세 인상도 마가 운동과 맥락을 같이한다. 월가에선 관세 인상이 각종 원자재 가격 상승을 일으켜 인플레이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WSJ는 기업인들이 해리스 부통령이 더 나은 선택지일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해리스 부통령이 조 바이든 대통령보다 좌파 성향이 강한 데다 경제에 대한 이해도도 상대적으로 떨어진다고 판단해서다.
이 같은 분위기는 전통적으로 좌파 성향이 강했던 실리콘밸리 기업인들이 공화당과 민주당으로 갈라지고 있는 점에서도 알 수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를 비롯해 마크 앤드리슨 앤드리슨호로위츠 공동창업자, 조 론스데일 팰런티어 공동창업자 등 저명한 기업인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한다. 반면 에릭 슈밋 전 알파벳 회장, 2011년 사망한 스티브 잡스의 아내이자 자선사업가 로린 파월 잡스, 리드 호프먼 링크트인 공동창업자 등은 해리스 부통령을 지원한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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