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인수로 세력 키운 C페이…한국인 해외 간편결제 장악

입력 2024-08-14 17:56   수정 2024-08-15 02:49

카카오페이가 중국 알리페이에 개인정보를 유출했다는 논란을 계기로 한국 결제시장의 과도한 ‘C페이’(중국 간편결제) 의존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국 직접 진출이 사실상 막혔던 C페이가 국내 간편결제사의 주요 주주로 참여하거나 해외 결제 서비스를 위한 협업 관계를 맺는 방식으로 장악력을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韓 페이사 주주 오른 알리페이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중국의 알리페이와 알리페이 모회사 앤트그룹은 각각 카카오페이와 토스페이먼츠의 2대 주주에 올라 있다. 알리페이(알리페이싱가포르홀딩스)는 2017년 카카오페이 설립 때부터 수억달러를 투자하며 주요 주주 자리를 꿰찼다. 한때 카카오페이 지분을 43.9%까지 확보한 알리페이는 현재 32%의 지분을 갖고 있다.

앤트그룹은 지난해 1000억원을 토스페이먼츠에 투자했다. 지분율로는 37.7%에 달한다. 토스페이먼츠 이사회의 40%는 앤트그룹 인사로 채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기업과 제휴 넓혀
C페이는 국내 주요 간편결제사와 제휴를 맺으면서 시장을 넓히고 있다.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토스페이 등은 내국인의 해외 결제를 지원하기 위해 알리페이와 손잡았다. 비씨카드, 제로페이 등은 유니온페이와 QR결제를 연동했다.

국내 결제기업이 알리페이 등 C페이와 협업하는 것은 C페이가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알리페이가 속한 앤트그룹은 인도 최대 결제업체 페이TM의 최대주주다. 싱가포르 2C2P, 필리핀 민트, 인도네시아 다나 등의 주요 주주이기도 하다. 알리페이의 한 해 처리 금액(2021년 기준)은 6조달러로, 애플페이(6조3000억달러)를 넘본다.

C페이의 성장 배경에는 매년 해외로 나가는 수억 명의 중국인 관광객이 있다. 전 세계를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 수요를 바탕으로 결제 인프라가 구축됐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해외 간편결제망을 구축한 기업은 하나은행 계열 GLN이 유일하다. GLN은 알리페이보다 빨리 해외 시장 개척에 나섰지만,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QR·바코드 결제 서비스를 지원하는 데 그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결제 시스템을 국내외에 구축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며 “해외여행을 나가는 내국인을 고객으로 빠르게 확보하기 위해서는 C페이에 기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직접 진출은 막혔지만…
C페이가 이처럼 국내 시장에서 간접적으로 접촉면을 넓히는 것은 국내 직접 진출이 현행법상 어렵기 때문이다. 알리페이는 2020년 국내 전자금융업자로 등록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금융당국으로부터 해외 기업은 등록이 어렵다는 답변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국내 간편결제사와 적극적으로 제휴해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결제시장의 C페이 의존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해외여행을 떠난 내국인 여행객은 2272만 명에 달한다. 전년(655만 명) 대비 246.9% 폭증했다. 카카오페이는 알리페이를 통해 아시아, 유럽, 미주 등 50여 개국에서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네이버페이 역시 알리페이, 유니온페이 등과 제휴해 65개국에서 해외 결제를 지원한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최근 국내 간편결제사가 해외 결제 고객을 대상으로 파격적인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는데 마케팅 비용을 알리페이 측에서 부담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알리페이가 공격적인 마케팅을 할수록 국내 소비자의 혜택은 커지지만 그만큼 결제 종속이 심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여행객은 물론 중국 직구 규모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C커머스’(중국 전자상거래)의 국내 시장 장악이 C페이의 성장으로 이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토스페이 등은 알리익스프레스에서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에서 들어온 전자상거래 물품은 8882만 건으로, 전년(5215만 건) 대비 70% 급증했다.

조미현/강현우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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