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학연수 보다 싸요”...‘필리핀 이모님’에 난리 난 ‘강남 엄마’들

입력 2024-08-14 22:28   수정 2024-08-14 22:36



다음 달 초부터 운영을 시작하는 ‘필리핀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에 신청한 가구 중 절반가량이 강남 거주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강남 엄마’들 사이에서는 돌봄·가사 서비스보다는 어린 자녀 영어 교육을 위해 필리핀 가사관리사 서비스를 신청했다는 얘기가 들린다. ‘저출생 극복’이라는 당초 취지도 무색해진 모습이다.

14일 서울시에 따르면 현재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에 신청한 751가구 중 318곳(43%)이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로 나타났다.

외국인 가사관리사의 경우 비용이 만만치 않은 만큼 경제적 여유가 있는 강남 3구 부모들이 대거 몰렸다고 분석한다.
중·저소득층에는 부담스러운 가격
사업 참여 가구가 필리핀 가사관리사에 지급해야 하는 비용은 8시간 전일제 기준으로 월 238만원에 달한다. 외국인 가사관리사에는 최저임금이 적용됐다.

국내 3인 가구 중위소득(소득순으로 순위를 매겼을 때 가운데 해당하는 소득)이 471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중·저소득층 가구에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사실상 소득 절반을 필리핀 가사관리사에게 줘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강남 엄마'들 사이에서는 자녀의 영어 공부를 위해 필리핀 가사관리사 신청을 한 이들도 상당수인 것으로 분석된다.

강남권 부모들이 가입·활동하는 ‘맘카페’의 경우 “필리핀 도우미가 자녀 영어 공부에 도움이 될까요”라고 의견을 묻는 글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실제로 한 맘카페 회원은 “어학 능력 때문에 주변에서도 (필리핀 가사관리사에) 관심을 많이 가지더라”고 했으며 “필리핀 어학연수 보내는 비용보다는 쌀 것 같아서 주변에서 관심을 많이 보이는 것 같다”라는 글도 있었다.

서울시와 정부는 저출생 문제 해결 방안 중 하나로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혀왔다. 과도한 육아 부담을 덜어 자녀 양육에 도움을 주겠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큰 비용 메리트가 없다면 효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이 때문에 필리핀 가사관리사를 대상으로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하자는 주장도 나온다. 서울시는 외국인 가사관리사의 월급을 최저임금 이하로 책정할 수 있게 해달라라고 법무부에 공문을 보내 요청 중이다.

현행법상 가사관리사 사용인은 근로기준법 적용을 받지 않아 최저임금 이하로 임금을 지급할 수 있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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