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민용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휴젤 메디톡스 파마리서치 대웅제약 등 국내 톡신업체들의 내년 신공장 가동 및 신규 제품 허가 승인으로 수출 가능 물량이 평균 약 3.4배 증가한다"고 말했다.
신한투자증권의 엄 연구위원과 정희령 연구원은 14일 '지금은 톡신 전환점'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2025년 업체 평균 수출 실적은 전년 대비 33.8% 성장할 것으로 추정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흔히 보톡스라고 불리는 보툴리눔 톡신은 보툴리눔 균에서 뽑아낸 톡신(독소)을 정제해 원액으로 쓰는 미용 치료제다. 주로 얼굴의 주름을 펴는 데 쓰인다. 2023년 기준 국내 보톡스 시장 규모는 약 7000원이다.
엄 연구위원은 먼저 "20년 간 톡신 시장을 과점했던 미국 제약사 애브비는 2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연간 실적 전망치를 낮췄다"며 "최근 3년간의 가격 인상으로 시장 수요자들의 이탈이 진행중"이라고 소개했다. 애브비 경쟁 제품들의 시장 점유율이 올라가며 톡신 시장의 지각변동이 시작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톡신 업체들의 가격 경쟁력은 이러한 글로벌 수요를 견인 중이다.
그는 "보툴리눔 톡신은 생산시설의 개별국 승인허가가 필요하다"며 "이에 국내 업체들은 수출 물량 공급 부족에 시달렸다"고 말했다. 일부 업체는 주문량의 30%를 생산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업체들의 평균 가동률은 90%다.
하지만 휴젤, 메디톡스, 파마리서치, 대웅제약은 2025년 톡신 신공장을 가동한다. 이로인해 계절적 성수기인 올해 하반기부터 2025년 본격적인 실적을 내는 구간에 돌입한다. 엄 연구위원은 "미국 중국 등 주요 시장 진출도 내년 시작된다"며 "길었던 소송은 마무리 되며 판매관리비도 감소 중이라 매출과 수익성이 동반 상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휴젤은 미국 진출과 중국 시장의 회복, 메디톡스는 뉴럭스 수출 본격화 및 국내 수요 성장, 파마리서치는 글로벌 트렌드의 매출 전환, 대웅제약은 미국 시장 내 가파른 성장 등이 각각 예상된다.
한편 소송 비용 지출도 마무리되면서 대부분 톡신업체들의 2분기 실적은 시장 추정치를 크게 상회했다. 그는 "주요 업체들의 수출입 데이터는 최고치를 경신 중"이라고 밝혔다. 휴젤은 아시아 톡신 수출 성장이 2분기 실적을 견인했다. 파마리서치는 방한 외국인 환자의 시술 증가로 내수 의료기기 매출 성장이 분기 실적을 이끌었다. 메디톡스는 코어톡스 기반의 국내 톡신 성장 및 법무비 감소로 분기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대웅제약은 나보타 제품의 분기 최대 매출을 냈다. 특히 휴젤과 메디톡스는 국제무역위원회(ITC) 예비판결 이후 분기당 약 50~100억원씩 사용되던 법무비도 순차적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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