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과 차량용 카메라 모듈 전문기업 엠씨넥스는 지난해 1월 제조실행시스템(MES)을 고도화했다. 담당자들이 엑셀 작업으로 관리하던 재고, 출하량 정보와 CSV 파일로 저장하던 설비 데이터 등을 새로운 MES로 편입해 통합관리하기 시작했다. 지난 13일 인천 송도 본사에서 만난 엠씨넥스 전산팀의 한 직원은 “이전에는 고객사가 제품 히스토리를 요구하면 담당자가 수많은 파일을 뒤져 대응하느라 2~3일 걸렸는데 지금은 한눈에 파악해 처리할 수 있다”며 “부품에서 이상 징후 등이 나타날 때도 MES를 통해 생산 시스템을 쉽게 제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직원은 “제품 생산기지인 베트남 닌빈 공장에서도 동일한 시스템을 활용해 작업자가 현장에 가지 않고도 업무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게 돼 업무 효율이 크게 향상됐다”고 덧붙였다.
관리 시스템의 디지털전환(DX)을 통해 생산성을 높인 엠씨넥스는 생산기지인 베트남 공장의 제조 공정에서도 DX를 추진하고 있다. 이는 중국에 있던 생산기지를 2013년 베트남으로 옮기면서 시작했다. 민동욱 엠씨넥스 대표는 “DX라는 용어가 알려지지도 않은 때였지만 주요 거래처인 글로벌 기업들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서는 디지털 기반의 첨단 공장을 지어야 했다”며 “도면을 20차례 수정하면서 혁신 설비를 구축했고, 지금도 꾸준히 공정을 개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22년엔 6개 공정으로 이뤄진 카메라 모듈 공정을 자동화 공정으로 연동해 작업 인력을 대폭 줄였다. 베트남법인 관계자는 “각 공정이 끝나면 작업자가 다음 공정으로 부품이나 제품을 옮겨야 했는데 자동화 시스템을 전면 도입한 이후 필요 인력이 6분의 1로 줄었다”고 했다.
닌빈 공장은 다품종 소량 생산에도 특화돼 있다. 생산하려는 제품에 따라 작업자가 자동화 로봇 각각의 명령값을 바꾸면 된다. 이 같은 공정을 활용해 닌빈 공장에선 820여 종에 달하는 차량용 전장 카메라를 생산한다. 카메라 모듈과 구동계 등 주력 제품까지 합하면 월평균 5250만 개의 제품을 제조한다.
작업자가 카메라 모듈 완성품을 일일이 검사 장비에 얹어서 하던 검사도 지금은 로봇이 해치운다. 이를 통해 검사 인력의 85%를줄였다. 민 대표는 “베트남 생산기지를 중심으로 제조와 기술, 품질 등에서 혁신을 거듭하며 인력을 이전보다 500명 줄였다”며 “불량률 감소로도 이어져 재무적으로 약 330억원의 경영성과를 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 기업의 거센 도전을 이겨내기 위해선 해외에 진출하는 국내 제조업도 DX를 해야 한다”며 “DX는 제조 시스템과 관리 시스템 효율화로 이어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측면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민 대표는 “차량에 들어가는 카메라가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라며 “글로벌 시장 확대가 예상되는 차량용 카메라 부문에서 매출을 늘려나가겠다”고 말했다. 한국산업단지공단 소속 기업으로 이뤄진 글로벌선도기업협회장을 지낸 그는 “DX를 통해 글로벌 무대에서 신규 고객을 확보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천=원종환 기자/이정선 중기선임기자 won04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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