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차가 정말 이래도 되는 거예요?"…벤츠 차주들 '분통'

입력 2024-08-17 07:04   수정 2024-08-17 07:54


벤츠코리아가 국내에서 판매 중인 전기차 배터리 대부분이 중국산인 것으로 드러나 소비자들이 속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고객들은 벤츠 전기차가 비싸더라도 럭셔리 브랜드라고 생각하고 구매했지만 정작 배터리는 값싼 중국산을 탑재했다는 사실에 배신감을 느끼는 것이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화재가 발생한 전기차의 수입사인 벤츠코리아는 자사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했다.

현재 벤츠코리아가 국내에서 판매 중인 전기차 가운데 EQB에만 국산 배터리인 SK온 제품이 장착됐다.

EQE, EQS 등에는 중국 업체인 CATL 또는 파라시스 배터리가 탑재됐다. EQA의 경우 2021~2022년식은 CATL 배터리가, 2023~2025년식은 SK온 배터리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재가 발생한 전기 세단 EQE의 경우 300 트림에만 중국 업체인 CATL의 배터리가 탑재됐다. 나머지 350+, AMG 53 4MATIC+, 350 4MATIC에는 화재 차량에 탑재된 중국 파라시스의 배터리가 적용됐다.

최상위 전기 세단 모델인 EQS 350에도 파라시스 배터리가 탑재됐다. EQS의 나머지 트림에는 CATL 배터리가 장착됐다. EQS SUV와 마이바흐 EQS SUV에도 CATL 배터리가 장착됐다.

이를 접한 소비자들은 배신감을 토로하고 있다. 1억원이 넘는 가격의 차를 팔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중국산 배터리를 사용한 것이 실망스럽다는 것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한 네티즌은 "차 가격은 비싸면서 자재는 제일 싸구려로 탑재한 거였네"라며 "독일 럭셔리 브랜드인척 하더니 알고보니 중국산 차였다"고 불평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CATL도 찝찝한데 어디서 저런 잡스러운 배터리를 사용하는 거냐"며 "차량 가격은 비싸게, 자재는 제일 싸구려로 하는게 벤츠의 기업 정신이네"라고 말했다.

벤츠뿐만 아니라 국내 완성차업체 3곳(현대차, 기아, KG모빌리티), 수입차업체 6곳(BMW, 볼보, 폴스타, 폭스바겐, 아우디, 테슬라)이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 동참했다. 벤츠 전기차 화재로 배터리 제조사에 대한 소비자 문의가 급증하자 완성차 업체들이 자발적 공개에 나선 것이다.

실제로 일부 전기차에 중국산 배터리가 탑재된 소식에 많은 소비자들이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중국산 배터리가 무조건 화재에 취약하고 국산 배터리는 화재에서 안전한 것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오히려 배터리 제조사만을 공개함으로써 사람들이 국산과 중국산 배터리를 편가르기 하는 것이 오히려 전기차 포비아(공포증)를 조성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만 공개하는 것은 전기차 화재 예방에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데다 소비자들의 불안감만 가중시킬 것"이라며 "단순 제조사 공개 뿐만 아니라 배터리 이력제를 통해 생산부터 사후관리까지 정부 차원에서 모니터링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현실적으로 전기차 화재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전기차 배터리 충전 용량을 80~90%로 낮추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이번 화재로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에 포비아까지 더해지면 전기차 시장에서 주도권을 놓칠 수 있다"며 "전기차 배터리를 100%에 가깝게 충전하는 것이 화재 위험이 크기 때문에 지금은 차주들이 완충하지 않도록 주의하고 나중에는 완성차업체들이 처음부터 전기차 충전 세팅을 90%가 넘지않도록 바꾸면 화재 예방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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