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새로운 기회, 엔터테크

입력 2024-08-16 17:51   수정 2024-08-17 00:34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BTS와 블랙핑크의 흥겨운 노래. 현란한 몸짓으로 만드는 소맥(소주와 맥주), 떡볶이, 치킨, 어묵탕, 김치찌개 등의 안주. 그리고 젊은 청춘들의 떠들썩한 웃음소리. 20~30대가 많이 찾는 여느 주점의 흔한 풍경처럼 보인다. 그런데 이곳이 한국이 아니라면?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코리아타운에 자리 잡은 한국식 주점 ‘치치’에는 다양한 인종과 배경의 사람들로 가득 차 있다. 이곳에서 그들은 한국 가수들이 부른 멜로디에 따라 몸을 들썩이고 파전, 떡볶이, 치킨을 안주 삼아 한국 브랜드의 소주와 맥주를 즐긴다. 한국에 온 걸로 착각할 만큼 한국 문화를 몰입해 체험한다. 단순히 한국인이 많이 거주하는 코리아타운이어서 가능한 걸까? 치치 주점은 시애틀에서도 성업 중이고 텍사스주 댈러스에서도 곧 개업을 앞두고 있다. 중국 옌지에서도 이런 한국식 주점의 반응이 뜨겁다고 한다.

한국 음악과 드라마, 영화 등이 해외에서 인기를 얻으면서 우리 음식문화도 큰 관심을 받고 있다. 한국 음식을 호기심 삼아 맛보는 걸 넘어 한국인이 향유하는 음식문화를 체험하고 싶어 한다. 한국식 주점이 글로벌 젊은 세대의 인기를 얻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엔터테인먼트 요소와 정보기술(IT)을 결합했기 때문이다. 태블릿 PC를 활용한 정가보다 낮은 가격에 특정 메뉴를 경매로 부치는 메뉴 경매, 테이블 간 채팅, 음식을 기다리면서 즐기는 게임 등 재치가 돋보이는 서비스가 세계인을 매료시키고 있다. 재미와 기술을 더하는 ‘엔터테크’의 도움으로 세계인이 한국 음식문화를 거부감 없이 즐겁게 수용하며 경험할 수 있게 됐다.

사업차 여러 나라를 누비면서 느낀 점은 한국인은 음악이면 음악, 게임이면 게임 등 뭐 하나 빠지는 데가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IT 강국이지 않은가. 한국의 대중문화가 세계 무대에서 더욱 큰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문화, 음식, 기술, 놀이 등의 조화가 필요하다. 엔터테크는 한국 브랜드의 강점을 극대화할 것이며 이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는 데 핵심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엔터테크를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국가가 바로 한국이 아닐까 싶다.

기술의 발전은 문화 장벽을 더욱 빠르게 무너트릴 것이다. 그 빈자리에 새로운 기회가 있다. 외식업은 그 어느 분야보다 엔터테크를 잘 활용할 수 있다. 맛에 재미와 기술을 더해 세계로 나아가자. 한국 음식을 판매하는 걸 넘어서 재미와 기술을 가미해 고객 경험을 극대화해야 한다. 세계인이 한국 음식을 소비하는 것 이상으로 한국 음식 문화의 다양한 측면을 체험하고 즐긴다면 한식은 단순한 유행으로 끝나지 않고 그들의 삶의 일부로 자리 잡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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