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열린 민주당 정기전국당원대회(전당대회)에서 압도적인 지지로 연임에 성공했다. 민주당 계열 정당에서 당 대표가 연임한 것은 새정치국민회의 시절인 1998년 2월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처음이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 방이동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우리는 하나다. 작은 차이를 넘어 함께 손잡고 대한민국을 향해 뚜벅뚜벅 나아가자”며 당의 단합을 강조했다.
尹과 영수회담 추진 통해 '국정 파트너' 입지도 다질 듯
실제로 당 안팎에선 이 대표가 강력한 당 장악력을 앞세워 ‘이재명 대통령 만들기’ 프로젝트를 노골적으로 추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대표의 연임으로 완성된 강성 친명(친이재명)계 지도부에 더해 원내 170석 의석, 강성 지지층의 절대적 지지 등 ‘3박자’를 두루 갖췄다는 평가다. 이날 정기전국당원대회(전당대회)에서 이 대표는 “정권의 불법과 부정, 불공정 때문에 민생경제, 외교안보, 민주주의 모든 영역에서 퇴행 중”이라고 윤석열 정부에 날을 세웠다.
영수회담 추진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과 직접 소통하는 ‘국정 파트너’로서의 입지를 부각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국가적 과제를 놓고 정부·여당과의 협상에서 주도력을 높이려는 시도다. 민주당 지도부는 전당대회 결과가 나오기 전부터 정부에 영수회담 개최를 압박한 바 있다. 영수회담이 성사된다면 이 대표는 전당대회 공약으로 내놓은 ‘에너지 고속도로 건설’ 관련 정책안과 자신의 대표 정책인 기본소득 및 기본주택 관련 내용을 새로운 의제로 꺼내 들 것으로 보인다.
이는 대선 레이스를 준비하며 당 외연 확장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이 대표는 이날 “대한민국에서 확실한 수권정당으로, 유능한 민생정당으로 만들어 내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이미 국회 차원에서 각종 연구모임을 통해 이 대표의 정책과 구상을 구체화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중도 및 중산층을 겨냥해 민주당이 주도하는 반도체특별법, 상속세법 완화 조치 등 기존 색채와는 다른 정책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특히 청년세대와 서울 등 수도권을 겨냥한 파격적인 행보가 나올 수도 있다.
8·15 광복절을 맞아 복권된 김경수 전 경남지사도 변수다. 당 안팎으로 흩어진 친노(친노무현)·친문(친문재인)계의 구심점이 될 경우 당내 경쟁자로 부상할 수 있어서다. 김 전 지사의 영향력이 생각보다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지만, ‘이재명 2기 체제’가 본격적인 사법 리스크 영향권에 들어선다면 상황은 바뀔 수 있다.
사면된 김 전 지사는 이 대표와 달리 대선 출마까지 특별한 변수가 없다. 박광온 박용진 등 비명(비이재명)계 전직 의원 15명은 최근 ‘초일회’란 모임도 결성했다. 김두관 후보도 김 전 지사에 대해 “비주류 구심점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라며 복권을 반겼다.
배성수/정상원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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