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몽골 한국대사관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외교부 관계자는 “몽골 인구(350만 명) 10명 가운데 1명꼴로 한국에서 일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KOTRA는 몽골 진출 기업인을 위해 내놓은 ‘몽골 비즈니스 주의사항’에서 “몽골인 상당수가 한국어를 구사하기 때문에 협상 과정에서 한국말 사용에 주의하라”는 내용을 넣기도 했다. 올해로 20년을 맞은 고용허가제가 한국에서 2500㎞ 떨어진 ‘초원의 나라’ 몽골에 남긴 풍경이다.
18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국내에 체류 중인 몽골인은 5만5802명에 달한다. 국가별 순위는 11위로 썩 높지 않다. 하지만 한국에 일하러 온 단기체류 몽골인은 2만1356명으로 태국, 미국, 중국, 베트남에 이어 5위다. 주로 학업과 근로를 병행하는 몽골인 유학생은 1만4262명으로 베트남, 중국에 이어 3위다. 한국에서 ‘짧고 굵게’ 돈을 벌어 돌아가려는 몽골인이 많다는 뜻이다.
한국에서 몽골인의 주 활동 무대는 이사업계다. 이사업계에선 전체 근로자 4만5000명의 32%를 몽골인으로 추정한다. “몽골인이 없으면 이사 시장이 안 돌아간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몽골인 이사 노동자의 하루 일당은 보통 15만~16만원으로 봄·가을 성수기엔 20만원대로 올라간다. 몽골의 교사 월급이 30만원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1년만 바짝 벌어도 몽골에서 20년 이상 일한 수입을 올리는 셈이다.
한국에 체류 중인 몽골인들의 한 해 소득은 1조원을 넘어서는 것으로 추정된다. 2022년 몽골 국내총생산(GDP)인 171억5000만달러(약 23조원)의 5%에 육박하는 규모다.
황정환/정영효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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