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표는 대선 출사표를 방불케 하는 당 대표 수락 연설을 했다. 그는 “멈춰 선 신성장을 회복시키고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다시 꿈꿀 수 있는 나라, 다시 뛰는 대한민국, 꼭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 삶을 짓누르는 민생 고통 앞에서 우리 안의 작은 차이는 천지간 먼지에 불과하다”며 “당원과 국민을 하나로 모으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의 이런 발언에도 불구하고 이재명 2기 체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그동안 이 대표의 언행이 통합을 이끌 만한 지도자로서 신뢰를 얻기엔 부족해서다. 이재명의 민주당은 171석의 압도적 다수 힘으로 7개 탄핵안과 9개 특검법 추진에만 열을 올렸다. 여야 합의로 민생 법안을 통과시키는 것은 뒷전이었다.
이번 전당대회도 이재명 사당화를 향한 통과의례에 불과했다는 평가다. 최고위원 출마자들은 ‘명위무사’와 ‘친명부대’를 자처하며 ‘명비어천가’를 부르기에 급급했다. 당을 장악한 ‘개딸’들에게 찍힌 정봉주 후보는 당 최고위원 경선에서 탈락했다. 친명 일색의 당 지도부는 선명성 경쟁에 치중할 게 뻔하다. 말로는 민생과 경제로 외연 확장에 나선다지만 명심을 거스르거나 강성 지지층에 반하는 정책을 펼치기 어렵다.
이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에게 각각 회담을 제안했다. 하지만 이재명표 정책으로 불리는 ‘보편적 기본사회’만 강조하고 민생회복지원금이라는 명분의 ‘25만원 지원법’을 고집해선 상생과 협치를 기대할 수 없다. 그의 말대로 민생 문제를 풀고 경제 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의제를 제한하지 말고 무엇이든지 정부·여당과 협의해야 한다. 그래야 민주당이 명심을 넘어 민심을 얻고, 당원 중심 정당에서 국민 중심 정당으로 거듭나 수권정당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