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시행 20주년을 맞은 고용허가제를 통해 입국한 외국인 근로자가 올 상반기 누계 기준으로 100만 명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그동안 국내 중소·영세사업장을 떠받치는 필수인력으로 자리매김하며 지방 소멸을 막는 버팀목 역할을 해왔다.
18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고용허가제로 입국한 외국인 근로자는 올 상반기 말 누계 기준 100만1106명이다. 작년 말 96만1347명에서 올해 처음 100만 명을 넘어섰다. 고용허가제가 외국인 고용을 허용하는 제조업, 건설업, 농축산업, 어업, 서비스업 등 총 5개 업종에서 7만9399개 사업장이 20년간 17개국 외국인을 고용한 결과다.
제조, 건설, 농축산, 어업 등 4개 업종에서 외국인 근로자는 중소·영세사업장을 지탱하는 필수인력이 됐다. 이들 업종에서 일했거나 현재 일하는 외국인은 99만9343명이다. 현재 일하는 24만7191명은 이들 업종 전체 종사자의 4.6% 수준이다.
지난해 국내 제조업 현장에서 일한 외국인 19만9269명이 벌어들인 돈은 11조원으로 추산된다. 한국에 인력을 파견하는 동티모르 2022년 국내총생산(GDP·32억달러)의 2.5배, 타지키스탄 GDP(105억달러)에 맞먹는 규모다. 2017년 세계은행은 “송출국의 경제 성장을 촉진하는 우수한 정책”이라고 고용허가제를 평가했다.
저출생과 고령화로 외국인 근로자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는 여전히 많다. 이들의 안전·인권 개선, 늘어나는 불법 체류자, 인력난에 허덕이는 고용주의 처지를 악용하는 외국인 근로자의 ‘을질’, 수도권 집중 등이 대표적이다.
이규용 한국노동연구원 박사는 “우수한 외국인 근로자가 장기근속하도록 유도하려면 가족 동반, 지역사회 정착 등을 지원해야 한다”며 “이를 위한 통합적인 정부 지원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영효/곽용희 기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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