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테라파마 "천연물로 파킨슨병 치료제 개발"

입력 2024-08-19 17:40   수정 2024-08-20 01:52

천연물 신약 개발사 엠테라파마가 이르면 연내 파킨슨병 치료제 후보물질의 미국 임상 2상을 시작한다.

손미원 엠테라파마 대표(사진)는 19일 “천연물 신약은 기존과 다른 ‘다중성분-다중타깃’ 치료제”라며 “파킨슨병처럼 병의 원인, 치료법을 알 수 없는 질환 위주로 공략해 기존 의약품의 한계를 넘겠다”고 말했다.

엠테라파마는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파킨슨병 치료제 ‘MT101’의 임상 2상을 승인받았다. 이르면 연내, 늦어도 내년 초에는 임상에 들어갈 계획이다. 경쟁 약과 달리 파킨슨병과 관련한 두 가지 단백질을 동시에 표적으로 한다. 도파민 신경세포를 유지하는 널1을 활성화하고, 단백질 분해효소를 활용해 알파 시뉴클린 단백질을 제거하는 기전이다. 손 대표는 “글로벌 제약사들과 투자 논의를 활발히 진행 중”이라며 “2029년 또는 2030년에 FDA 허가를 받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엠테라파마는 다양한 유효성분으로 이뤄진 천연물 약으로 만성난치성 질환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게 목표다. 병의 여러 원인을 동시에 표적으로 하는 전략을 통해서다.

천연물 약은 식물, 균류, 조류(藻類) 등의 조합으로 이뤄진 복합 혼합물로 만든 약이다. 한약이 대표적이다. 다만 1세대 천연물 약인 한약은 약물의 작용기전이 명확하지 않다. 엠테라파마는 대규모 임상과 약물의 기전 규명을 통해 차세대 천연물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FDA는 천연물 신약의 가능성을 보고 2004년 허가 가이드라인을 세워 400여 건의 임상을 승인했지만 판매 허가를 받은 약은 3개밖에 없다. 병리 효과를 내는 물질이 무엇인지 규명하기 어렵고 제품마다 동일한 성분함량을 맞추기 어려운 천연물 약의 단점 때문이다.

엠테라파마는 독자 개발한 물질 제조 컨트롤(CMC) 기술로 이런 한계를 뛰어넘었다. 손 대표는 “CMC 플랫폼은 임상 효능과 원료의 동등성을 조절하는 기술”이라며 “FDA 가이드라인에 부합하는 수준의 동등성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이 회사의 또 다른 핵심 기술은 500만 건 이상의 천연물 데이터를 가상 인체시스템에 적용해 임상 효력을 예측하는 ‘싸이엠토믹스’다. 그는 “세계 최대 규모의 천연물 데이터를 기반으로 임상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했다. 엠테라파마는 내년 코스닥시장 상장에 나설 방침이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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