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착륙 기대로 환율 출렁…'슈퍼위크'가 향방 가른다

입력 2024-08-19 17:57   수정 2024-08-27 16:27

원·달러 환율은 지난 13일만 해도 1370원대에서 거래됐다. 이튿날 1360원대로 하락(원화 가치는 상승)한 데 이어 다음 거래일 1350원대로 떨어졌다. 19일엔 1340원대를 건너뛰고 1330원대로 하락했다. 3거래일간의 하락폭은 36원40전으로 지난해 11월 1~6일 60원 떨어진 후 가장 컸다.
美 금리 인하 임박…약해진 달러
19일 서울외환시장에서 환율이 큰 폭으로 내려간 것은 미국의 금리 인하가 가시화한 영향이다. 최근 발표된 미국 생산자물가지수(PPI)와 소비자물가지수(CPI)가 크게 둔화하면서 물가 안정이 확인된 가운데, 7월 주택 착공 건수가 전월보다 6.8% 줄어들면서 경기 둔화 신호도 강해졌다. 이에 따라 미국 중앙은행(Fed)의 9월 금리 인하 기대가 커지면서 달러화지수가 연중 최저점인 102대에서 움직였다.

이와 달리 한국은 금리 인하가 지연될 것이란 예상이 더 강해졌다. 한경 이코노미스트클럽 설문에서도 전문가 90%가 오는 22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한국은행이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가 한국의 금리 동결 기조와 맞물리면 양국의 금리 차이는 현재 2.0%포인트(미국 금리 상단 기준)에서 1.75%포인트 등으로 좁혀지게 된다. 이에 따라 자금이 미국에서 한국으로 이동하면서 환율이 낮아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경기가 둔화하고 있지만 침체까지 가지는 않을 것이란 예상도 환율을 낮추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경기가 침체하면 안전자산 선호가 확대돼 달러화가 강세로 돌아설 여지가 있지만 침체 우려에서 벗어나면서 위험자산 선호가 확대되는 모습이다.
달러 매수 포지션 청산
시장에서는 원화의 추가 약세에 베팅한 달러 롱 포지션이 조정되면서 최근 원화 강세가 나타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박상현 아이엠증권 연구위원은 “8월 초 엔화 약세 포지션이 정리되면서 엔화 가치가 급등한 것과 비슷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원화가 중국 위안화 강세에 동조해 강세 폭을 키웠다는 시각도 있다. 중국 인민은행은 이날 위안·달러 기준환율을 0.07% 내린 7.1415위안으로 고시했다. 중국의 내수 부양 의지가 커지는 가운데 위안화 대리통화 역할을 하는 원화의 강세가 나타났다는 것이다.

외환당국 관계자는 “최근 아시아 주요국 통화 가치가 오를 때 원화가 충분히 따라가지 못하는 모습이었다”며 “19일만 놓고 보면 원화 강세가 두드러져 보이지만 기간을 달리하면 비슷한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환율 하단이 뚫리면서 일부 투자자의 손절매 움직임도 가세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창용·파월 입에 달린 환율
환율 하락세가 지속될지는 22일부터 시작되는 한국과 미국의 주요 통화정책 관련 행사에 달린 것으로 평가된다. 한은은 22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연 3.50%인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 유력하지만 시장에 어떤 메시지를 주느냐가 변수다. 부동산 가격 우려를 드러내는 등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 발언이 많이 나오면 환율이 추가로 하락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금리 인하 소수 의견을 제시하는 금통위원이 있거나 비둘기(통화 완화 선호)적인 메시지를 강조하면 환율이 다시 반등하거나 낙폭이 제한될 수 있다.

미국에서 22~24일 열리는 잭슨홀미팅에서 제롬 파월 Fed 의장이 어떤 발언을 할지도 관심사다. 금리 인하를 강하게 시사한다면 달러화가 추가로 약해져 원·달러 환율이 더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 일각에선 환율이 달러당 1320원대로 내려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주원 대신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재정 확대 우려가 부각되면 환율이 오를 수 있지만 단기적인 영향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며 “외환시장도 경기를 주목하는 만큼 중·장기적으로 원·달러 환율은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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