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구리 고공행진…중국 최대 기업에 투자해볼까

입력 2024-09-02 09:44   수정 2024-09-02 09:45

[글로벌 종목탐구]



중국 최대 금·구리 생산 기업 쯔진마이닝(Zijin Mining Group·紫金?業集團)의 주가가 캐다나 몬타지 골드(Montage Gold) 지분 인수 발표 후 한 달 만에 20% 가까이 폭락했다. 쯔진마이닝 주가는 올 상반기 원자재 랠리를 타고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는 등 고공행진 했으나, 구리 가격의 지난 5월 고점 대비 하락 폭(약 20%)만큼 하락했다. 미국 정부의 제재 등 악재가 겹쳤기 때문이다.

쯔진마이닝은 적극적인 해외 광산 인수로 급속한 성장세를 지속했다. 주력 제품인 구리와 금의 희소성도 높아지고 있다. 패권을 노리는 중국 정부의 정책으로 인한 지정학적 리스크만 제외한다면 기업의 향후 성장 전망은 나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의 호재 속 정치적 악재

지난 8월 20일 중국 상하이 증시에서 쯔진마이닝 주가는 ( --- )내린 16.-- 위안으로 마감했다. (대장 수정 예정) 지난 5월 20일 기록한 사상 최고가 19.47위안보다 15%가량 하락한 수준이다. 구리 가격은 주춤했지만 과거에 비해 높은 수준이고, 금값은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다. 은과 아연, 몰리브덴 등 쯔진마이닝이 생산하는 다른 광물 가격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수익 전망은 밝다. 그럼에도 BHP나 뉴몬트 등 다른 광산 기업과 달리 주가가 급락한 것은 회사를 둘러싼 돌발 악재가 불거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쯔진마이닝 주가가 급락한 것은 캐나다 몬타지 골드 지분 9.9%를 인수한다고 발표한 직후부터다. 7월 초까지 주가가 1.3캐나다달러에 불과했던 이 회사 주식을 33% 이상 높은 1.75달러에 매수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2019년 설립된 몬타지 골드는 줄곧 대규모 손실을 기록했고, 코트디부아르 금광은 탐사가 완료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쯔진마이닝의 규모에 비해 총 인수대금 1조7000억 캐나다달러(약 1685억 원)는 크지 않은 돈이다. 그러나 대주주인 중국 정부의 주도로 무리하게 해외 자산 인수에 나서면서 부작용 우려가 커지고 있다. 첸 징헤 쯔진마이닝 회장은 올해 초 실적 발표에서 "글로벌 불확실성과 통화 과잉 공급에 직면한 상황에서 금은 금융 안보의 '밸러스트 스톤'"이라며 "금 생산량을 지속적으로 빠르게 성장시키겠다"고 공언했다.

쯔진마이닝은 캐나다 정부와 계속 마찰을 빚고 있다. 지난 1월에도 에콰도르 구리 광산을 노리고 1억3000만 캐나다달러를 들여 캐나다의 솔라리스리소시즈 지분 15%를 사려다 저지당했다. 이번엔 지분 비율을 줄이고 인수 가격은 시가에 비해 한층 높였다. 금은 전략 광물이 아니고 지분 규모도 10%에 미달하기 때문에 거래가 성사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지난달 프랑수아-필립 샹파뉴 캐나다 산업부 장관은 "중요 광물에 대한 대규모 인수·합병(M&A)을 승인하는 데 엄격한 기준을 적용할 것"이라며 "주요 캐나다 광산 업체와 관련된 모든 거래는 '예외적인 상황'에서만 승인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견제도 본격화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지난 8월 8일 신장위구르자치구 광산의 강제노동이 의심된다는 이유로 쯔진마이닝 자회사 신장하바허아셜러코퍼의 제품에 대한 수입을 금지했다. 워싱턴 주재 중국 대사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이른바 '신장의 강제 노동'은 반중국 세력이 퍼뜨린 엄청난 거짓말"이라며 "미국 정치인들이 신장을 불안정하게 만들고 중국의 발전을 억제하기 위한 도구"라고 반박했으나 규제는 번복되지 않았다.

전방위 생산 확대 드라이브

회사 자체의 수익성 전망은 매우 밝다. 골드만삭스, HSBC 등 15개 투자은행(IB)과 증권사들이 모두 매수 의견을 유지하고 있다. 중국 기업이 아닌 호주나 캐나다 광업 회사였다면 현재보다 50%가량 주가가 오를 잠재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푸젠쯔진광업 유한회사라는 이름으로 1993년 설립된 쯔진마이닝은 30년 동안 정부의 지원을 받아 빠르게 성장했다. 2019~2022년에도 20~30%의 높은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은 2934억 위안(약 55조8000억 원)에 달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해는 연말까지 3389억 위안(약 64조4000억 원)으로 지난해 대비 15.5%나 늘어나고, 영업이익은 439억 위안(약 8조3000억 원)으로 38%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과 구리의 생산량은 각각 글로벌 10위권에 진입했고, 아연과 은을 비롯해 리튬, 몰리브덴 등 다양한 광물을 생산한다.

구리의 경우 친환경 에너지 전환으로 수요가 급증하는 데 맞춰 광산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회사 매출의 약 25.2%를 차지한 구리의 비중을 빠르게 높일 계획이다. 지난 5월엔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운영 중인(지분율 45%) 카모아-카쿨라(Kamoa-Kakula) 구리광산 3단계 농축 공장을 예정보다 6개월 일찍 시범 가동했다. 생산이 본격화되면 카모아 구리광산의 연간 구리 생산량이 60만 톤 이상으로 늘어 아프리카 최대, 세계 4위 구리광산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3월부터는 티베트자치구의 율롱(Julong) 광산 2단계 확장 공사를 시작했다. 2025년까지 구리 생산량을 지금의 2배가 넘는 연간 35만 톤으로 늘리는 게 목표다. 향후 3단계 프로젝트를 통해 연간 광석 채굴량을 2억 톤까지 늘려 단일 구리 광산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로 확장할 계획이다.

지난해 회사 매출의 42.1%를 담당한 금 역시 올 들어 가격이 사상 최고 수준을 유지하는 덕분에 전망이 밝다. 세계 10대 금광 중 하나인 파푸아뉴기니 포르게라 금광을 비롯해 세르비아의 추카루 페키(Cukaru Peki), 콜롬비아의 부리티카 등 전 세계 수십여 곳에 금광을 보유하고 있다. 이 밖에 아르헨티나와 중국 후난성과 티베트 등에서 리튬 광산 개발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이현일 한국경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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