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한 2차전지株…외국인은 사 모은다

입력 2024-08-20 17:48   수정 2024-08-21 02:07

올 들어 줄곧 하락세를 보이던 2차전지주에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에 국내 대표 성장주인 2차전지주를 사들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20일 ‘TIGER 2차전지TOP10’은 0.17% 상승했다. 이 상장지수펀드(ETF)는 최근 한 달간 10.77% 떨어졌고, 올 들어 하락률은 34.94%에 달한다. 이 ETF는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에코프로비엠 등 국내 주요 2차전지주를 담고 있다.

그동안 2차전지주가 내린 것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장기화로 배터리 양극재 시장에 한파가 들이닥쳤기 때문이다. 지난 2분기 에코프로, 엘앤에프 등은 적자 전환했다. 잇따른 전기차 화재 사고도 2차전지주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외국인은 최근 2차전지 종목을 사들이고 있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포스코홀딩스를 721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전체 종목 중 외국인 순매수 9위다. LG에너지솔루션(347억원), 엘앤에프(310억원), 포스코퓨처엠(182억원), 에코프로(80억원) 등에도 매수세가 몰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외국인 투자자 사이에서 2차전지주가 바닥을 쳤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미국 민주당 대통령 선거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최근 여론조사에서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앞섰다는 결과가 나온 것도 2차전지주에는 호재로 해석된다. 현 민주당 정부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라 전기차 보조금을 지급하는 정책을 펴온 만큼 해리스가 당선되면 전기차산업에 우호적인 정책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에서 전기차 구입 시 제공하는 최대 7500달러(약 1018만원)의 세액공제 혜택을 재집권 시 폐지할 수 있다”고 말하는 등 전기차에 부정적이다.

정연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해리스 부통령은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를 부통령 후보로 지목했다”며 “월즈는 미네소타 주지사로 활동하며 기후변화 대응을 임기 내 최우선 과제 중 하나로 선정한 인물”이라고 말했다. 이어 “해리스 당선 시 더 강력한 친환경 정책이 등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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