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어웨이에서 반려견과 골프를 즐길 수 있는 특화 상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펫팸족'이 늘어나면서 골프장에도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수요가 늘면서다. 이를 겨냥해 업계는 특화 상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소노인터내셔널이 운영하는 소노펠리체CC 비발디파크 마운틴에서 최근 반려견을 동반한 골프 라운딩을 즐기는 상품을 출시했다. 반려견 동반 라운드가 입소문을 타면서 맞춤 상품을 선보인 것이다.
이에 앞서 롯데호텔앤리조트에서 운영하는 골프클럽 롯데스카이힐CC 제주는 반려견과 함께 골프 라운딩을 즐길 수 있는 프로모션을 벌였다. 2019년 운영을 시작한 이 프로모션은 반려견과 함께 골프를 칠 수 있고 산책까지 가능해 골프 동호인에게 인기다.
반려견 동반 라운드는 한 팀당(2~4인 기준) 한 마리만 동반할 수 있다. 반려견 그린피(입장료) 비용은 10만원. 20kg 을 초과하는 대형견이나 맹견류는 이용이 제한된다. 클럽 내에서 리드 줄을 필수로 착용해야 하며 라운드 시간 동안 반려견을 위한 간식과 배변봉투 등이 제공된다.
포천 라싸GC와 영암 45CC, 클럽72 등도 반려동물 동반 라운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에선 반려견 동반 라운드가 생소하지만 해외에선 흔한 일이다. 골프의 고향 스코틀랜드를 비롯해 영국에서도 인기다. 영국 한 커뮤니티에선 구글 지도를 통해 반려견 동반 골프장 정보를 안내하는데 558곳에 달한다. 미국도 일부 코스에 동반 라운드를 허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반려견과 함께하는 골프는 엄격한 기준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고도의 정숙함을 필요로 하는 골프 경기 흐름을 자칫 깨뜨릴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티샷을 앞두고 반려견이 짖는 소리로 집중을 깰 수 있고, 각종 알레르기나 배변 문제가 꼽힌다. 땅을 파는 행동으로 그린을 망칠 수 있다는 점도 제기된다.
반면 반려견과 함께하는 일상이 된 만큼 서로 배려하고 매너를 지키면 문제 될 이유가 없다는 반응도 있다. 반려견 동반 라운딩을 운영하는 업체가 라운드 간 안전 조치를 마련한 데다 다른 이용객에게 피해가 될 수 있는 소지를 엄격히 제한하는 만큼 왜곡된 시선으로만 봐선 안 된다는 주장도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꾸준히 증가하는 반려인구를 위해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숙박, 투어는 물론 골프같은 스포츠 상품도 늘어나는 추세"라며 "반려인과 비반려인 모두 공존하는 여행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해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양육 인구는 1500만명으로 추산된다. 반려동물 관련 시장 성장세도 두드러지고 있다. 매년 10% 이상 성장해 지난해 산업 규모는 4조6000억원, 2027년 6조원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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