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에서는 여름 성수기가 곧 한국 '텐트폴' 영화의 수확기라는 기존 흥행 공식과 배급 패턴이 깨졌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입을 모은다.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7월 영화산업 결산 자료에 따르면 7월 한국 영화 매출액은 534억원으로 팬데믹 이전인 2017~2019년 7월 한국 영화 매출액 평균(408억원)의 130.7%(1.3배) 수준으로 전년 동월 매출액 (316억원) 대비 68.8%(218억원) 증가했다.
지난달 한국 영화 관객 수는 562만명으로 2017~2019년 7월 한국 영화 관객 수 평균(520만명)의 108.2%(1.1 배) 수준이었고, 전년 동월 관객 수(332만명) 대비 69.0%(230만명) 늘었다.
지난해 7월에는 김혜수·염정아 주연의 ‘밀수’ 외에는 이렇다 할 한국 영화 개봉작이 없었다. 이에 한국 영화 매출액 점유율이 불과 22.6%에 그칠 정도로 여름 시장 흥행 성적이 부진했다.
반면 올해 7월 한국 영화 매출액 점유율은 46.3%, 한국 영화 관객 수 점유율은 46.7%를 기록했다. 또한 전년 7월 대비 액션, 재난, 코미디 등 다양한 장르의 K-무비가 선전했다는 결과다.
전통적으로 극장 여름 시즌의 시작인 7월 마지막 주에는 ‘모가디슈’(2021) ‘한산 : 용의 출현’(2022) ‘과 같은 텐트폴 영화가 개봉하는 것이 관례였다.
영진위는 "올해는 중급 영화인 ‘파일럿’이 개봉하면서 팬데믹 이후 극장가에 나타난 변화의 조짐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한국 영화가 봇물 터지듯 쏟아진 가운데 외화의 흥행은 주춤했다. 두 달 전 개봉한 '인사이드 아웃2'를 제외하고는 두드러지지 않았다. 대형작에 속하는 '데드풀과 울버린'은 전작에 미치지 못하는 흥행 추세를 보였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펜데믹으로 인해 개봉을 보류했던 영화들이 쏟아진 한 달이었다"며 "'핸섬가이즈', '탈주'와 같은 영화들이 깜짝 흥행하면서 규모보다는 내실 있는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또 다른 배급사 관계자는 "텐트폴 영화 중심으로 제작했던 관행에서 벗어나 중급, 저예산 영화를 배려해 배급 시기나 마케팅 전략을 고려해야 하는 시기가 온 것"이라고 전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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