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재일 한국계 민족학교인 교토국제고의 일본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우승 신화를 두고 정치권에서도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여름 고시엔(甲子園)'이란 별칭으로 더 유명한 일본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는 일본의 학생 야구선수에게 '꿈의 무대'로 통하는 최고 권위의 고교 야구대회다. 전국에서 약 4000개 팀이 출전해 실력을 겨룬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에 "열악한 여건에서 이뤄낸 기적 같은 쾌거"라고 축하했다. 이어 "'동해 바다 건너서 야마도 땅은 거룩한 우리 조상 옛적 꿈자리…' 교토국제고의 한국어 교가가 고시엔 결승전 구장에 힘차게 울려 퍼졌다"고 적었다.
윤 대통령은 "교토국제고의 고시엔 우승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열악한 여건에서 이뤄낸 기적 같은 쾌거는 재일동포들에게 자긍심과 용기를 안겨주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야구를 통해 한일 양국이 더욱 가까워졌으면 좋겠다"며 "역시 야구는 위대하다"고 덧붙였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도 외교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우승은) 선수 여러분과 감독·코치의 땀과 열정이 거둔 쾌거이자 교직원과 동포사회가 보여준 뜨거운 성원의 결과"라며 학생들에게 보내는 축하 메세지를 올렸다.
조 장관은 "그간 교토국제고는 한일 양국 간 화합의 상징이자 우정의 가교로서 양 국민으로부터 큰 사랑을 받아왔다"며 "앞으로도 고시엔 대회 우승 학교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미래 주역들을 끊임없이 배출하는 배움의 요람으로 계속 성장해 나가기를 기원한다"고 부연했다.
국민의힘 의원들도 교토국제고 우승에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밝혔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1999년 야구부 창단 이래 사상 첫 우승이자 일본 야구의 본향인 한신 고시엔구장에서 거둔 쾌거"라며 이같이 말했다. 윤 의원은 "교토국제고의 승리는 우리가 지향해야 할 미래지향적인 한일관계의 비전을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안철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일본 야구의 성지에 우승을 기념하여 한국어로 된 교가가 울려 퍼지니 뭉클하다"며 "교토국제고의 고시엔 우승은 힘든 여건을 딛고 이겨낸 동포들의 땀과 눈물의 결과"라고 강조했다.
교토국제고는 이날 한신고시엔구장에서 열린 제106회 여름 고시엔 본선 결승전에서 도쿄도 대표 간토다이이치고에 연장 접전 끝에 2-1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교토국제고 선수들이 승리 직후 '동해' 표현이 들어간 한국어 교가를 부르는 모습은 공영방송 NHK를 통해 일본 전국에 생중계됐다.
학생 수 159명에 불과한 소규모 학교인 교토국제고가 고시엔 우승을 차지한 것을 두고 일본 내에서도 기적과 같은 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 학교는 1999년 일본 고교 야구연맹에 가입했으며, 전교생 중 61명이 야구팀에 소속돼있다.
성진우 한경닷컴 기자 politpe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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