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놀자의 미국 나스닥시장 기업공개(IPO) 추진 계획에 빨간불이 켜졌다. 예상치 못한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의 유탄이 야놀자에 떨어지면서다. 지난해 큐텐에 매각한 인터파크커머스의 매각 대금을 현금으로 바로 받지 못한 게 화근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야놀자 자회사 인터파크트리플은 큐텐으로부터 받지 못한 인터파크커머스 매각 대금 1680억원을 큐익스프레스 지분으로 받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티메프 사태가 터져 큐텐이 사실상 미수금을 지급할 능력이 없어지자 찾은 고육지책이다.
인터파크트리플은 지난해 4월 큐텐에 인터파크커머스 지분 100%를 1870억원에 넘기는 계약을 맺으며 190억원만 현금으로 받고 나머지는 2026년까지 나눠 받기로 했다. 대신 큐텐이 보유한 큐익프레스 지분을 담보로 잡았다. 양측은 큐익스프레스 기업가치를 7000억원 수준으로 합의하고 담보를 설정했다.
문제는 티메프 사태가 터져 큐익스프레스의 현재 가치가 7000억원에 턱없이 못 미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전환사채(CB)와 교환사채(EB) 등을 보유한 큐익스프레스의 재무적투자자(FI)들은 계약 조건이 저마다 다르지만 2000억원 수준의 기업가치로 큐익스프레스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CB와 EB를 전환한 뒤 사실상 원금 회수를 목표로 새로운 전략적투자자(SI)를 찾아 지분을 매각할 계획이다.
FI가 원금을 회수하는 수준의 가격으로 큐익스프레스를 매각한다면 미수금을 큐익스프레스 지분으로 받는 인터파크트리플은 줄어든 기업가치만큼을 회계상 손실로 인식해야 한다. 인터파크트리플 모회사인 야놀자의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야놀자는 올 상반기에만 652억원에 달하는 순손실을 냈다.
IB업계 관계자는 “수익성을 입증해 내지 못한 게 야놀자의 가장 큰 약점인 상황에 더 큰 악재가 기다리는 것”이라며 “미수금 담보로 큐익스프레스 지분을 잡아 놓고도 담보권을 쉽사리 실행하지 못하고 고민을 거듭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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