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컷이냐, 빅컷이냐"…잭슨홀 곳곳서 금리 논쟁

입력 2024-08-23 17:45   수정 2024-08-24 02:01


22일(현지시간) 연례 경제정책 심포지엄인 잭슨홀 미팅이 열린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레이크로지호텔. 이날 오후까지만 해도 관광객으로 북적이던 이곳은 저녁 무렵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통화정책을 다루는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와 내로라하는 경제 전문가들이 속속 모여들자 호텔 로비는 순식간에 학술 행사장으로 변했다. 가벼운 포옹과 악수를 나누고 스몰토크를 하다가도 경제 현안이 던져지면 별안간 ‘로비 토론회’가 벌어졌다.

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Fed) 의장의 기조연설 직전 로비에서 한국경제신문 기자를 만난 마웨란 시카고대 교수는 미국 경제와 Fed 통화정책에 관해 조심스럽게 의견을 건넸다. 마 교수는 미국 경제 침체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Fed가 한동안 기준금리를 인상했지만 경제가 크게 위축되지 않았다”며 침체 논의 자체에 의문을 나타냈다. 옆에 있던 필립 시너블 뉴욕대 교수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9월 인하는 기정사실
잭슨홀 미팅에 참석한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연방은행 총재는 행사 시작에 앞서 CNBC 인터뷰를 통해 “9월에 금리를 내리는 과정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날 공개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 이어 이날 하커 총재 발언까지 더해지자 시장에서는 9월 금리 인하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다만 인하 폭을 두고는 설왕설래가 이어진다. 하커 총재는 “지금 0.25%포인트 인하나 0.5%포인트 인하 등 어떤 쪽의 손도 들어주지 않겠다”며 “앞으로 몇 주 동안 나올 데이터를 봐야 한다”고 했다.

다음달 17~18일 열리는 FOMC 직전에 확인할 수 있는 인플레이션과 고용지표를 본 뒤 ‘베이비컷’(0.25%포인트 금리 인하) 또는 ‘빅컷’(0.5%포인트 금리 인하)이 결정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같은 달 5일 미국 노동부의 8월 고용보고서, 11일엔 소비자물가지수(CPI) 지표가 발표된다.
○0.25%P냐, 0.5%P냐
9월 금리 인하 폭과 관련해서는 뜨거운 논쟁이 오갔다. 한쪽에선 인플레이션 심화를 우려하고, 다른 쪽에선 약해진 고용시장에 재빠른 조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미국 금리 선물시장의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툴에 따르면 파월 의장 기조연설 직전 금융 시장에서는 다음달 Fed가 금리를 인하할 확률을 100%로 봤다. 인하 폭은 0.25%포인트가 73.5%, 0.5%포인트가 26.5% 확률로 집계됐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미국 경기 침체 우려가 부각돼 빅컷 전망이 확산했지만 최근 미국 물가 및 소비지표가 양호하게 나오자 베이비컷 전망이 대세로 떠올랐다. 제이 브라이슨 웰스파고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다음달 FOMC에서 금리 방향을 더 빨리 움직이는 합의가 이뤄질 것 같진 않다”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여전히 빅컷에 기대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월 고용 데이터가 7월만큼 실망스러우면 (베이비컷보다) 더 큰 인하로 기울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Fed의 9월 금리 인하 기대에 머니마켓펀드(MMF)에 자금이 대거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미 자산운용협회(ICI) 데이터를 인용해 이달 MMF 자산 규모가 6조2400억달러(약 8367조원)로 역대 최대로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MMF는 단기 자금을 운용하는 데 주로 쓰이는 펀드로, 단기 채권을 비롯해 여러 금융 상품에 투자한다.

지난 21일까지 1주간 들어온 자금은 249억달러에 달했다. 이 중 개인투자자 자금이 214억달러, 기관투자가는 34억5000만달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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