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이제 나 죽을 것 같아"…'부천 호텔 화재' 마지막 통화 '오열'

입력 2024-08-23 20:46   수정 2024-08-23 20:58


부천 호텔 화재로 사망한 20대 여성이 어머니와 나눈 마지막 통화 내용이 공개됐다,

2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전날 오후 경기도 부천 중동의 한 호텔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한 사망자 김모(28·여)씨의 빈소가 부천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김씨는 결혼을 약속한 남자친구와 전날 부천 호텔을 찾았다가 객실에서 심정지 상태로 함께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김씨의 어머니는 휴대전화로 딸의 생전 마지막 목소리를 듣다가 억장이 무너지는 듯 가슴을 치며 오열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가 어머니에게 전화한 건 전날 오후 7시40분께. 바로 앞쪽 객실 810호에서 불이 나고 불과 6분 정도 지났을 때였다.

김씨 어머니는 "불이 났다며 객실 안 화장실로 피했다고 전화가 왔다"며 "이후 7시 57분에 또 전화가 왔는데 이게 마지막 전화라니 믿을 수가 없다"고 황망한 심정을 내비쳤다.

김씨는 마지막 전화 통화에서 "구급대원들 안 올라올 것 같아. 나 죽을 것 같거든. 5분 뒤면 숨 못 쉴 것 같아"라며 "일단 끊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단 부탁할게. 장례식은 하지 말고 내가 쓴 일기장 그런 거 다 버려"라며 어머니에게 유언과도 같은 부탁의 말을 남겼다.


사고가 나기 전날이 아빠 생일이라 김씨는 카톡으로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고 한다. 아버지는 "딸 제사상을 차려야 하는 현실이 도무지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씨의 어머니는 경찰과 소방 당국의 화재 대응이 빨랐다면 딸의 목숨을 구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원망했다. 그는 "딸이 정확히 불이 난 층을 말해줬는데 현장에는 사다리차도 없었다"며 "소방이 빨리 도착한 게 중요한 게 아니라 화재 진압을 몇층부터 하느냐가 중요했다"고 말했다.

이번 화재는 전날 오후 7시34분께 부천의 한 호텔에서 발생해 7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쳤다. 불길이 호텔 건물 전체로 번지지는 않았지만, 내부에 유독가스가 빠르게 퍼진 데다 객실에 스프링클러도 설치돼 있지 않아 피해가 컸다.

성진우 한경닷컴 기자 politpe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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