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학 SK증권 경기PIB센터 부장(사진)은 25일 인터뷰에서 “불확실한 장세에서는 열 번 잘해도 한 번 잘못하면 원금 손실이 날 수 있다”며 “통신, 식음료 등 주가 변동성이 낮고 경기를 덜 타는 업종에서 기회를 엿봐야 한다”고 말했다. 최 부장은 랩어카운트(종합자산관리)를 운용하는 프라이빗뱅커(PB)다. 최근 5년간 연평균 수익률은 20% 수준을 거두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최 부장은 증시가 지난 5일 저점을 찍은 뒤 회복되고 있는 현 상황이 ‘기술적 반등’에 불과하다고 진단했다. 미국 빅테크의 주당순이익(EPS) 증가세가 둔화하는 등 증시의 기초체력(펀더멘털)이 나빠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고려해 연말까지 보수적 관점을 유지해야 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최 부장은 “하방 위험(리스크)이 작다는 통신주의 특징이 최근 증시 상황에서는 큰 장점이 될 수 있다”며 “모멘텀을 고려해 투자하면 통신주로 비교적 단기간에도 5~10% 수익을 얻는 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통신사들은 경기와 상관없이 꾸준한 이익을 내면서도 자율주행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 신성장 사업에 진출해 기업가치를 재평가받고 있다”며 “각 사의 신규 서비스 동향과 외국인 순매수세를 고려해 투자하면 올 하반기에 톡톡한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최 부장은 통신주와 함께 유력한 경기 방어주로 거론되는 식음료 종목도 주목하고 있다. ‘불닭볶음면’의 성공으로 신고가를 다시 쓴 삼양식품처럼 해외에서 제품이 큰 인기를 끌 수 있는 식음료 대형주가 여럿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실제로 시장에서는 롯데웰푸드(16.96%), CJ제일제당(28.04%) 등의 주가가 지난 3월 연저점부터 최근까지 크게 올랐다. 인도, 북미, 오세아니아 등지에서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기업들이다.
원재료 가격이 떨어지고 있는 것도 식음료주에 호재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트레이딩이코노믹스에 따르면 5월에 부셸(밀 무게 단위)당 700달러 선을 돌파했던 국제 밀 선물 가격은 최근 510달러까지 하락했다. 최 부장은 “원재료 가격 변동의 효과는 통상 3~6개월 뒤 식음료주 실적에 반영된다”며 “오는 4분기에는 원재료 가격 하락에 따른 관련 종목 마진율 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최 부장은 “항상 현금을 보유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포트폴리오의 30% 이상을 늘 현금으로 보유한다. 하락장 뒤 적절한 투자 모멘텀이 찾아오면 이 현금이 힘을 집중할 수 있는 기반이 되기 때문이다. 그는 또 “손절매는 두 번에 걸쳐 나눠서 해야 한다”며 “그래야 저점 때 과매도를 하지 않을 수 있고, 이는 손실 폭을 줄이는 결과로 이어진다”고 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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