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뷔’에 밀렸다...위기 빠진 ‘커피 1세대’

입력 2024-08-26 15:49   수정 2024-08-26 15:55



올해 들어 커피 시장의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이디야의 매출액은 2756억 원으로 전년(2778억원)보다 0.8% 감소했다. 실적 공개 이후 처음으로 매출이 역성장했다. 영업이익은 82억원으로 18.1% 줄었고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반토막 수준인 34억원을 기록했다.

2002년 설립된 이디야는 한때 국내에서 가장 많은 가맹점을 운영했다. 그러나 일명 ‘빽컴메’(빽다방·메가커피·컴포즈커피) 등 저가 커피가 인기를 끌며 성장세가 꺾였다. 국내 카페 브랜드 중 처음으로 2021년 3500호 점을 돌파했지만 가맹점들의 계약 종료·해지에 따라 2022년에는 순증 기준 한 개 점포가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해에도 비슷한 수준의 점포 수를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이디야가 역성장한 것은 브랜드 정체성이 모호해졌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설립 당시 2500원짜리 아메리카노를 선보이며 한 잔에 4000원 안팎이던 스타벅스 대비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이후 1000원대 대용량 아메리카노를 앞세운 저가 커피 업체들이 등장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이디야는 오히려 3000원대로 가격을 올리며 상대적으로 비싼 브랜드가 되고 말았다. 문창기 회장의 장남 문승환 경영전략본부장이 해외 사업 부문을 총괄하고 있지만 국내에서 취약해진 브랜드의 수출이 쉽지 않아 보인다는 게 업계 전반적인 시각이다.

이디야와 마찬가지로 1세대 커피 전문점으로 꼽히는 탐앤탐스커피도 상황은 비슷하다. 탐앤탐스는 2021년 344개였던 매장이 지난해 277개로 24%나 줄었다. 매출은 392억원에서 414억원으로 소폭 늘었지만 당기순손실은 89억원에서 91억원으로 오히려 늘며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전망도 좋지 않다. 저가 커피 브랜드가 자체 커피 수급 및 개발에 힘을 주며 품질까지 끌어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빽·컴·메의 경우 2021년 3859개였던 매장 수가 지난해 6518개로 69% 증가했다. 이들은 자체 로스팅 공장을 운영하거나 원두를 전국 가맹점에 직접 공급하며 유통 단계 비용을 줄여 수익성을 높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가성비가 좋은 저가커피가 인기를 끌고 있다”며 “일반 커피 브랜드 가격으로는 저가 커피전문점과 경쟁력이 떨어지는 만큼 리브랜딩 전략을 통해 고객을 유인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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