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혹한기 끝났나…바이오 기업 속속 IPO 도전장

입력 2024-08-28 15:31  

이 기사는 08월 28일 15:31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한동안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던 바이오 기업의 상장 도전이 이어지고 있다. 2년여간 이어져 온 바이오 투자 혹한기가 끝날 것이란 기대감이 커져서다.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7~8월에만 엑셀세라퓨틱스를 비롯해 6개 기업이 증시에 신규 입성했다. 상반기에 바이오·헬스케어 신규 상장사는 5곳에 불과했다.

티디에스팜 주가가 상장 첫날 ‘따따블(공모가 대비 4배 상승)’에 성공하고 이엔셀 등은 장중 ‘따블(공모가 대비 2배 상승)’을 기록하는 등 상장 직후 성적표도 좋았다.

후발 주자들의 발걸음도 분주하다. 에이치이엠파마, 셀비온, 쓰리빌리언 등 다수 바이오 기업이 9월 기업공개(IPO) 공모를 준비하고 있다.

방사성의약품 신약 개발사 셀비온은 9월 5~11일 기관 수요예측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공모 절차에 착수한다. 마이크로바이옴 헬스케어 전문기업 에이치이엠파마도 9월 6~12일 기관 수요예측을 시작해 10월 상장을 목표로 한다. 지난 7월 거래소 예심 승인을 받은 희귀질환 진단 기업 쓰리빌리언도 이번 주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공모 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다.

연내 상장을 목표로 하는 바이오 기업의 발길도 끊이지 않고 있다. 6월 이후에만 동국생명과학 등을 바이오 및 헬스케어 업종에 속한 IPO 기업 10여 곳이 거래소에 상장 예심을 청구했다. 신약 개발사부터 의료기기, 재생 의학, 필러, 진단키트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이 상장에 도전한다.

바이오 및 헬스케어는 한때 국내 IPO 시장에서 유망 업종으로 손꼽혔던 업종이지만, 한동안 투자자로부터 외면받았다. 수년간 많은 바이오 IPO 기업이 특례 상장 제도 등을 활용해 증시에 입성했지만 실제로 시장이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낸 곳이 없어서다.

2022년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지난해 HLB 사태와 파두 사태 등이 잇따라 불거진 여파도 컸다. 한국거래소 역시 바이오 기업에 대해 기술력뿐 아니라 사업성도 꼼꼼하게 점검하면서 상장에 도전하는 바이오 기업 수는 크게 줄었다.

하반기 들어 바이오 섹터에 대한 투자 심리가 개선되면서 공모주 시장에서도 IPO 도전에 나서는 바이오 기업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상반기 의료·바이오에 대한 벤처캐피탈 신규 투자금액은 4208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14.8% 증가했다.

연말 금리 인하 기대감이 확대된 데다 올해 주요 바이오 기업의 기술수출 소식이 이어진 점도 투자 심리를 우호적으로 바꿨다. 상반기에만 7건, 4조원이 넘는 기술수출 계약이 체결됐다.

상장 바이오기업의 주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단 점도 비상장 바이오 기업이 IPO에 속도를 내는 배경으로 꼽힌다. 올해 알테오젠을 비롯해 HLB, 삼천당제약, 리가켐바이오, 휴젤 등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쏠리면서 나란히 코스닥 시장 시가총액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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