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오 한국섬유산업연합회 회장(사진)은 28일 서울 대치동 섬유센터에서 ‘알테쉬’(알리익스프레스 테무 쉬인)의 중국산 저가 의류 공세 대응책으로 “국내에서 생산된 우수한 제품임을 강조해 차별화를 시도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 회장은 1982년 서울 동대문시장 3.3㎡ 매장에서 의류 사업을 시작해 오늘날 패션그룹형지를 일군 패션업계의 대표적 창업 경영인이다. 지난해 8월 19일 국내 섬유·패션산업 업종 32개 단체를 대표하는 섬산련 16대 회장에 취임했다.
취임 1주년을 맞은 최 회장은 최근 섬유패션업계가 내수 경기 침체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것과 관련해 “50년 전 옷장사를 시작할 때도 그랬지만 비즈니스는 항상 힘든 싸움”이라며 “지금처럼 어려울 때도 길은 있고, 위기 속에서 혁신의 기회가 온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섬유업계에 위협으로 부상한 ‘알테쉬 공습’에 대해선 “중국산 제품은 과거엔 단순 임가공을 통해 저가 시장을 공략하는 정도였지만 최근엔 로컬 브랜드를 통해 글로벌 중·저가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 2분기 한국의 중국 제품 온라인 직접 구매액 약 1조2000억원 중 의류·패션 관련이 6400여억원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최 회장은 “디자인부터 소재와 봉제, 마케팅 등 모든 단계가 국내에서 이뤄지도록 이른바 ‘올 인 코리아’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며 “국산 섬유제품 인증제 확대 운영, 상생협력 모델 구축 및 시제품 개발 지원 강화 등을 정부와 함께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패션기업들은 미국 아마존, 일본 조조타운 등 글로벌 쇼핑 플랫폼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신규 판로를 개척하는 형태로 역직구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도 했다.
글로벌 시장에 불고 있는 ‘K웨이브’가 유독 패션 분야에선 다소 미약하다는 지적에 대해선 “K 열풍의 대미를 장식하는 건 패션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섬산련이 매년 주최하는 국내 최대 섬유패션 전시회인 ‘프리뷰 인 서울(PIS) 2024’를 아시아 최대 규모로 키울 뜻도 밝혔다. 지난 21~2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PIS 2024는 국내 275개사, 해외 301개사 등 576개사가 참가해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졌다. 최 회장은 “행사를 1년에 두 번으로 나눠서 열거나 대만과 공동으로 개최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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