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임수 예스티 대표는 지난 27일 “반도체 후공정에 강력한 경쟁력을 갖췄는데 앞으로는 전공정 장비로 제품군을 확대하고 해외 판로를 넓힐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매출은 798억원, 올 상반기엔 509억원을 기록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와 320억원 규모의 HBM 가압 장비 공급 계약을 했다.
예스티의 미래 성장동력이 될 사업은 고압 어닐링 장비다. 반도체 핵심 공정 중 하나인 어닐링은 반도체의 실리콘옥사이드(SiO) 표면 결함을 고압의 수소, 중수소로 치환해 신뢰성을 높이는 공정이다. 이 장비는 기존 가압 장비보다 다섯 배 이상 비싼 고부가가치 상품이다. 지난해 예스티가 SK하이닉스에 이 장비를 공급하기로 하고 샘플 테스트까지 마쳤는데 이 시장을 독점하던 경쟁사 HPSP가 특허침해 소송을 걸었다. 이에 대해 강 대표는 “미리 이에 대비했기 때문에 지난해 특허무효심판과 함께 소극적권리범위확인심판까지 제기했다”며 “진보성 신규성을 인정받아야 하는데 그들의 특허라는 게 밥솥의 돌기 잠금장치 같은 보편적 기술이기 때문에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뿐 아니라 TSMC 마이크론 인텔 등 글로벌 회사들이 모두 HPSP의 고압 어닐링 장비를 쓰고 있다. 특허 소송이 잘 마무리되면 시장 판도를 뒤집을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강 대표는 “경쟁사 제품은 한 번에 최대 75장의 웨이퍼를 처리하는데 우리는 125장까지 가능하기 때문에 생산성을 약 60% 향상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예스티가 개발한 고압 어닐링 장비는 공정 소요 시간을 기존보다 20%가량 줄인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예스티의 중장기 목표는 제품군과 고객사 다변화다. 가압 장비에 치중된 매출 비중을 고압 어닐링 장비, 습도제어 장비, 히팅재킷 등으로 확장해나가고 있다. 강 대표는 “배관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 해주는 히팅재킷을 계속 테스트하고 있다”며 “히팅재킷은 반도체뿐 아니라 선박, 플랜트에도 쓰이기 때문에 매출 증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인수합병(M&A)도 지속적으로 검토 중이다. 예스티의 연결 종속회사인 예스히팅테크닉스, 와이디이이 모두 M&A로 키운 회사다. 예스히팅테크닉스는 히팅재킷 사업을, 와이디이이는 다이아몬드 연마재 사업을 하고 있다. 경영 목표를 묻자 “3년 내 두 배 이상 매출을 늘리는 것”이라며 “매년 30% 이상 성장하면 2027년엔 2500억원대 매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기 평택 본사에는 12개의 클린룸이 있는데 가동하는 건 4개뿐이다. 강 대표는 “2000억~3000억원대 매출이 되면 직원도 더 많이 필요하고 클린룸도 전부 가동하게 될 것”이라며 “성남시 판교에 연구소를 여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평택=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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