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엘박스는 지난 26일 케이스노트 지분을 100% 인수했다. 양사는 국내에서 판결문 보유량 기준으로 업계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엘박스 관계자는 “인수 이후에도 양사는 독립적으로 운영될 것”이라며 “향후 데이터 가공 및 기술적 노하우를 공유해 관련 기술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엘박스는 2020년 김앤장 법률사무소 출신인 이진 변호사(42·연수원38기)가 설립한 리걸테크 스타트업이다. 판결문 검색 서비스로 시작해 지난 4월 변호사용 AI 챗봇 엘박스AI를 출시했다. 현재 330만 건의 판결문을 보유한 엘박스는 케이스노트 인수로 방대한 판결문 데이터를 확보해 법률 AI 서비스 접목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리걸테크업계 관계자는 “엘박스와 케이스노트 보유 판례가 상당히 중복될 것”이라며 “엘박스가 이번 인수합병(M&A)을 통해 케이스노트의 개발자를 확보하려는 이유도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연간 8조원이 넘는 법조시장에서 월 2만~3만원의 구독료를 받는 판결문 검색 서비스는 연 100억원대 시장에 불과하다. 여러 경쟁사가 AI 기술 고도화에 뛰어든 만큼 앞으로 국내 리걸테크 시장의 합종연횡이 속도를 낼 전망이다.
지난 7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은 최근 총 142억원을 지원하는 ‘AI 법률 보조 서비스 확산 사업자’로 페르소나AI(법무법인 세종), 로폼(법무법인 로엘), 로앤컴퍼니(법무법인 화우), 솔트룩스(법무법인 린), 와이즈넛(법무법인 동화, LKB앤파트너스) 등 5개 리걸테크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이들은 법률문서 생성형 AI, AI 법률상담 등 AI 기술을 접목해 기업 법무팀, 변호사, 일반 개인을 대상으로 법률서비스를 본격 선보일 예정이다.
이진기 성균관대 로스쿨 교수는 “국민적 법 수요가 커지면서 리걸테크 발전과 기업 간 M&A는 법조인과 국민 모두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