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대장아파트인데 쏙 빼놓다니"…뿔난 잠실 집주인들 [돈앤톡]

입력 2024-08-30 07:17   수정 2024-08-30 08:59


"왜 잠실 대장 아파트를 언급할 때 엘·리·트(잠실엘스·리센츠·트리지움)만 언급하시나요? 레이크팰리스도 잠실 대장 아파트니까 앞으로 기사에 언급해주세요."

얼마 전 잠실 기사를 작성한 이후 독자로부터 받은 메일입니다. 잠실 집값을 얘기하면서 잠실동에 있는 레이크팰리스는 어째서 쏙 빼놨냐는 취지의 글이었는데요. 얘기가 나온 김에 잠실은 어떤 곳인지 더 궁금해졌습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 TAX센터는 최근 '잠실권역 아파트 단지별 현황 및 전망'이라는 보고서를 내놨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잠실권역은 송파구에 있는 잠실동과 신천동 일대를 얘기합니다. 잠실권역 북쪽으로는 한강이 흐르고, 서쪽으로는 탄천을 두고 강남구 삼성동과 대치동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동쪽으로는 '강남 4구'로 꼽히는 강동구가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1970년대 중반 잠실동엔 주공아파트 1~5단지가 지어졌습니다. 이후 1980년대까진 아시아선수촌, 시영, 장미, 진주, 미성, 크로바, 우성아파트 등 민영 아파트가 잇달아 들어섰고요.

잠실동의 천지개벽은 1990년대부터 시작합니다. 잠실 주공 1~4단지, 시영 아파트에서 재건축이 추진됐고 4단지(현 레이크팰리스)가 가장 빠르게 진행돼 2006년 말 입주했습니다. 이후 2008년에는 3단지(현 트리지움), 2단지(리센츠), 1단지(잠실엘스), 시영(파크리오) 등의 재건축이 끝나면서 일명 '엘·리·트·레·파'로 불리는 대단지 아파트촌이 형성됐습니다.

진주, 미성·크로바는 재건축이 추진돼 2025년 입주를 앞두고 있고, 주공5단지, 아시아선수촌, 장미, 우성아파트 등도 재건축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엘리트레파의 가격을 살펴볼까요.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잠실동 리센츠 전용면적 84㎡는 지난 7일 27억50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습니다. 지난해 2월 18억2000만원까지 내렸던 면적대인데, 최근 저점보다 9억3000만원 뛰었습니다.

같은 동 잠실엘스 전용 84㎡는 지난 10일 27억원에 손바뀜했습니다. 지난해 1월 20억5000만원까지 내렸던 이 면적대는 불과 1년 7개월 만에 6억5000만원이 치솟았습니다. 트리지움 전용 84㎡ 역시 지난 6일 26억원에 매매 계약을 체결해 지난해 3월 17억7000만원보다 8억3000만원 상승했네요. 잠실동 레이크팰리스 전용 84㎡는 지난 10일 24억원에, 신천동 파크리오 전용 84㎡는 지난 7월 24억원을 기록했습니다.

가격으로만 보면 리센츠, 잠실엘스, 트리지움, 레이크팰리스, 파크리오 순서로, 비슷한 가격대로 나누면 '엘·리·트'와 '레·파'로 나눌 수 있겠네요.

거래량을 들여다보면 신천동 파크리오가 압도적입니다. NH투자증권이 집계한 지난해 8월부터 올해 8월까지 잠실 권역 아파트 거래량을 살펴보면 파크리오가 해당 기간 257건으로 가장 많이 거래됐습니다. 신천동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지 않아 상대적으로 거래가 수월하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이어 리센츠가 177건, 잠실엘스가 139건, 트리지움이 91건 등의 순이었고, 레이크팰리스는 67건 등으로 주요 단지 대비 상대적으로 적게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레이크팰리스 가격과 거래량이 상대적으로 부진한 까닭은 지하철역(서울 지하철 2호선 잠실새내역)과의 거리, 조망권(한강뷰) 차이, 위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게 현지 부동산 공인 중개업소의 설명입니다.

잠실동에 있는 A 공인 중개 관계자는 "레이크팰리스가 잠실 주공 1~4단지 가운데 가장 먼저 입주해 연식도 가장 오래됐을 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주요 편의시설과 거리가 있다는 점, 교육 등이 다양한 요인이 가격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어차피 근소할 차이일 뿐 어떤 아파트가 더 좋다고 말하긴 어렵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아파트마다 거주민들의 만족도가 높다는 것입니다.

잠실동 B 공인 중개 관계자는 "레이크팰리스는 한강과는 멀지만, 석촌호수가 가깝고, 트리지움은 조망권 대신 조경 면적이 다른 곳보다 더 많다"며 "학교 역시 남자아이를 키우는지, 여자아이를 키우는지에 따라 갈리기 때문에 엘·리·트 내에서 갈아타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단지마다 조금씩 특징이 다르기 때문에 무조건 여기가 좋다"고 말하긴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잠실 일대는 살기가 더 좋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정보현 NH투자증권 TAX센터 연구원은 "재건축을 마친 신축 아파트의 입주와 토지거래허가구역이 해제되는 시점은 가격 상승에 긍정적일 전망"이라면서 "단기적으로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이 입주하면서 잠실 권역 집값은 하단이 더 견고해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그러면서 "스포츠, 마이스(MICE) 복합 공간 개발이 가까워지면서 관광, 컨벤션 등 개발과 함께 대형 집객시설과 인구의 증가가 기대되는 직접 수혜지라는 호재가 아파트값에 장기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면서 "다만 강남, 서초 일부 지역보다 시세가 높아진 만큼 당장 투자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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