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조각 된 해피머니 상품권, 1.3만명 집단조정 신청 냈지만…

입력 2024-08-29 17:31   수정 2024-08-30 00:14

해피머니아이엔씨가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상품권을 갖고 있던 ‘상테크족’(상품권+재테크)과 상품권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상품권 환불을 위한 한국소비자원의 집단분쟁조정 절차는 강제성이 없어 기업이 자금 사정 등을 이유로 돈을 돌려주지 않을 수 있어서다.

29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이달 19일부터 28일까지 티몬·위메프에서 구매한 해피머니 상품권 이용 중지에 따른 집단분쟁조정 신청자는 1만2977명이다. 이는 집단분쟁조정 사상 최대 규모다. 2021년 머지포인트 사태 당시에는 7200명이 신청했다.

상품을 한정된 시간에 대폭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하는 티몬·위메프의 타임딜로 5~7% 할인 판매된 해피머니 상품권을 이용해 생활비를 아낀 상테크족과 이를 되팔며 수익을 얻어온 상품권 업자들이 대거 신청한 것으로 분석된다.

상품권업계는 이번 사태로 인한 피해액이 최소 3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상품권업체 관계자는 “해피머니가 비공식적으로 상품권업계에 판매한 액수까지 더하면 공개되지 않은 피해액은 더 클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집단분쟁조정에 따른 보상 결정이 나와도 상품권 환불은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소비자원의 집단분쟁조정은 절차 당사자들이 소비자원의 조정안을 수락하면 재판상 화해의 효력을 지니지만, 법적 강제성은 없다.

해피머니 피해자들도 2018년 매트리스에서 발암물질인 라돈이 검출돼 사회적 홍역을 치른 대진침대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당시 집단분쟁조정 절차에 따라 소비자원은 대진침대의 라돈 매트리스 피해자 180명에게 각각 ‘30만원을 보상하라’고 권고했지만 신청한 소비자들은 돈을 받지 못했다. 라돈 매트리스의 영향으로 매출이 수직 낙하한 대진침대는 사실상 파산했고, 지급할 돈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집단분쟁조정 절차의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재희 법무법인 위민 변호사는 “기업이 파산을 신청해 법정관리에 들어간 상황에서는 어떤 권고가 나오든 받아들여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며 “기업이 파산을 신청하면 법적으로 피해 소비자를 구제할 방안이 사실상 없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정희원 기자 toph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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