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소비자들이 직접 선택한 업종별 최우수 ESG 브랜드는 어디일까? 많은 기업 브랜드의 각축 속에 올해는 ㈜LG, 삼성전자, LG생활건강, 삼성SDS, 신세계, 포스코, GS에너지, 한화솔루션, 포스코이앤씨, 현대자동차, 삼성증권, 에코프로, 포스코인터내셔널, NH농협은행, 삼성화재해상보험, KB금융지주, 한국수력원자력 등이 베스트 ESG 브랜드로 선택받아 눈길을 끌었다.
〈한경ESG〉는 올해부터 2024 ESG 브랜드 조사를 실시하고 17개 업종 톱 3를 공개한다. 평가 대상은 매출액 상위 150개 기업으로 이들 기업의 업종은 에프앤가이드(FICS) 업종 분류를 토대로 정리했다. 지주회사는 복합기업에 포함하고, 여러 업종 경계에 걸쳐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은 주력 매출을 기준으로 업종을 분류했다.
소비자는 직관적으로 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활동을 인식한다. 이에 기업은 ESG 메시지를 전달할 때 단순하고 명확한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채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ESG를 인지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고, 이를 토대로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도 상당수 있어서다. 특히 기업은 자사의 업종에 맞는 ESG 브랜딩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한경ESG〉가 실시한 ‘2024 ESG 브랜드조사’에서는 소비자의 직관적 선호를 포착하기 위해 환경, 사회, 지배구조 세 부문에서 18개 질문을 던진다. 올해는 시대 흐름을 반영하고 업종별 평가를 정교화하기 위해 ‘친환경 제품과 서비스 제공’, ‘기업가치 제고’, ‘자연자본’ 등과 관련 있는 문항을 수정하거나 신설했다.
복합기업
LG : 소비자도 알아본 정도경영 가치
올해 복합기업 업종 1위는 ㈜LG다. ㈜LG뿐 아니라 LG전자, LG생활건강, LG에너지솔루션, LG유플러스 등 주요 계열사가 전년 대비 점수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무엇보다 ㈜LG는 지배구조 부문 점수가 타 업종 내 기업과 비교해 압도적으로 높았다. 특히 ‘경영진의 윤리의식’, ‘법과 원칙 준수’ 등 항목이 우수했다. LG그룹이 오랜 기간 추구해온 정도경영 가치를 소비자들이 높이 산 모습이다.
복합기업 2위는 ㈜SK, 3위는 ㈜CJ다. ㈜SK는 전년 대비 점수가 소폭 하락했음에도 2위를 지켰다. ㈜CJ는 올해 점수가 3.6점 상승해 ㈜SK와 격차를 좁혔다. 이 외 복합기업 순위는 ㈜한화, 두산, 삼성물산, ㈜GS, SK디스커버리, HD현대, ㈜LS, 하림지주, 롯데지주 순이다. 복합기업의 경우 일반적으로 지주사와 계열사 등급이 동반 상승하거나 하락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전기, 전자
삼성전자 : 소비자 보호 등 호평
전기, 전자 업종에서는 삼성전자가 1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기후변화 대응’, ‘소비자 보호’, ‘기업활동 정보공개’ 항목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실제 삼성전자는 지난해 2월 지속가능경영 웹사이트를 별도 개설하는 등 ESG 활동 정보를 확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소비자 보호를 위해 주요 가전제품의 보안 인증을 취득도 늘렸다.
전기, 전자 업종 2위와 3위는 각각 LG전자와 삼성전기다. LG전자는 ‘기후변화 대응’, ‘소비자 보호’ 항목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으나 지배구조 부문 점수가 다른 항목보다 저조해 2위에 머물렀다. 전기, 전자 업종은 1~2위와 3위 이하 기업의 격차가 눈에 띄게 벌어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민간 기업 중 환경 점수가 가장 우수해 4위에 안착했다. LG이노텍,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삼성SDI, SK온 순서로 뒤를 이었다.
소비재
LG생활건강 : 고객 친화적 지속가능 제품
소비재 업종 1위는 종합 4위를 차지한 LG생활건강이다. 소비자들은 LG생활건강의 ‘기후변화 대응’, ‘친환경 제품 및 서비스 제공’ 항목에 높은 점수를 줬다. LG생활건강이 ESG 경영 추진 방향을 ‘고객 친화적 지속가능한 제품 개발’, ‘친환경 제품 개발과 자원순환 통한 환경 영향 저감’으로 설정한 것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소비재 업종 2위는 CJ제일제당, 3위는 동원산업이다. 세 기업 모두 점수가 지난해와 비교해 소폭 상승했다. CJ제일제당은 ‘친환경 제품 및 서비스’ , 동원산업은 ‘소비자 보호에 노력’ 항목 점수가 두드러지게 높았다. 올해 평가 대상에 오른 소비재 기업은 3곳이 전부다. 모든 기업이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IT 서비스
삼성SDS : 온실가스배출 투명 공개
IT 서비스 업종 1위는 삼성SDS다. 종합 순위가 지난해 12위에서 올해 6위로 대폭 상승하며 업종 1위에 올랐다. 삼성SDS는 ‘기후변화 대응’, ‘직원의 안전과 인권 배려’, ‘이사회 역할’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삼성SDS 관계자는 “데이터센터 전력 사용을 효율화하고 IT 서비스와 물류 사업을 모두 연결 기준으로 온실가스 배출을 관리하며 이를 투명하게 공개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2위는 네이버로 삼성SDS와 점수 차이는 3.7점에 불과하다. 네이버는 사회 부문 종합 점수가 삼성SDS보다 높아 2위에 안착했다. 특히 ‘다양성 존중과 포용적인 문화 조성’, ‘조직문화 혁신 노력’ 등 항목의 점수가 업종 평균의 2배를 넘겼다. 3위는 SK텔레콤이다. 그리고 SK네트웍스, 카카오, LG유플러스, KT, 다우기술, 쿠팡, 다우데이타가 뒤를 이었다. IT 서비스 업종에서는 카카오와 쿠팡의 점수 하락 폭이 컸다.
유통, 물류, 운수
신세계 : 사회공헌 등 업종 평균 상회
유통, 물류, 운수 업종 1위는 신세계다. 신세계는 지난해와 비교해 종합 순위는 3계단 내려갔으나 업종 1위를 지켰다. ‘소비자 보호 노력’, ‘사회공헌’ 등 항목의 점수가 업종 평균을 크게 상회한 덕분이다. 백화점, 패션, 면세 등 소비자와 밀접한 사업 영역을 갖고 있어 이 같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2위는 이마트, 3위는 GS리테일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항공은 각각 4위와 5위를 차지했다. 유통, 물류, 운수 업종은 신세계를 제외하면 업종 간 점수 격차가 크지 않았으며 사회 부문 점수 편차가 가장 커 순위를 가르는 요인이 됐다. 6위부터 11위까지는 CJ대한통운, 롯데쇼핑, 현대글로비스, 농협경제지주, BFG리테일, LX판토스다.
조선, 해운, 철강
포스코 : 기후변화 대응·사회공헌 눈길
조선, 해운, 철강 업종 1위는 포스코다. 포스코는 전년 대비 점수가 3.7점 하락했음에도 1위를 차지했다. 환경 부문에서는 ‘기후변화 대응’, ‘에너지 절약과 자원순환’, 사회 부문에서는 ‘사회공헌’, ‘협력사 동반성장’ 항목 점수가 두드러졌다. 포항, 광양 등에서 지역 밀착형 사회공헌을 다수 추진하고 있어 긍정적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와 비교해 8.1점 상승하며 포스코와 격차를 좁혔다. 특히 ‘직원의 안전과 인권 배려’ 등 사회 부문 점수가 평균 이상을 기록했다. 3위는 올해 신규로 평가 대상에 편입한 한화오션이다. 이후 순위는 HD현대중공업, HD한국조선해양, 포스코홀딩스, 현대제철, 고려아연, 세아홀딩스, HMM, LS MnM이다.
유틸리티
GS에너지 : 애너지절약·자원순환 등 월등
스마트 전력 솔루션 시장에 진출한 GS에너지가 유틸리티 업종 1위를 차지했다. GS에너지는 업종 내에서 환경 부문 점수가 가장 우수했다. ‘기후변화 대응’, ‘에너지절약과 자원순환’, ‘친환경 제품 및 서비스’ 항목 점수가 월등했다. 2위는 SK에너지, 3위는 SK가스다. 올해 조사에서 유틸리티 업종은 지난해와 비교해 SK가스를 제외하고 모두 점수가 하락했다. 4위와 6위까지는 각각 한국전력공사, 한국가스공사, E1이다.
석유, 화학
한화솔루션 : 친환경 비즈니스로 전환 빨라
올해 평가에서는 석유, 화학 업종의 순위 경쟁이 가장 치열했다. 총 16곳의 기업이 경합한 결과 한화솔루션이 1위를 차지했다. 한화솔루션은 친환경 비즈니스로의 전환 속도가 빠르다는 평가를 받는다. 순환경제 시스템 구축을 위한 케미칼 리사이클링, 태양광 등 종합 에너지 솔루션, 스마트 그린 산업단지와 신재생에너지 개발사업 등을 주력으로 추진하고 있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친환경 비즈니스를 향한 지속적인 노력이 일반 시민에게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은 각각 2위와 3위에 올랐다. 1위와 3위 기업의 점수 격차는 1.2점에 불과했다. 4위는 KCC, 5위는 한화토탈에너지스다. 나머지 기업은 GS칼텍스, SK지오센트릭, 금호석유화학, KG에코솔루션, 롯데케미칼, S-Oil, SK인천석유화학, KG케미칼, 효성티앤씨, 현대오일뱅크,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순이다.
건설, 기계
포스코이앤씨 : 직원 안전·인권 배려, 업종 최고점
건설, 기계 업종에서는 포스코이앤씨가 2위와 격차를 벌리며 1위에 올랐다. 포스코이앤씨는 건설업 중요 항목인 ‘직원의 안전과 인권 배려’에서 업종 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스마트 안전 시스템을 바탕으로 업계에서 가장 낮은 중대재해율을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회사는 2021년 업계 최초로 협력사 ESG 평가 제도를 도입하는 등 공급망 전반의 ESG 역량도 높이고 있다. 올해 점수 상승 폭이 커 종합 순위도 15계단 상승했다.
삼성E&A는 ‘경영진 윤리의식’, ‘조직문화 혁신’ 등 항목 점수가 업종 평균을 상회해 2위에 올랐다. 두산에너빌리티와 SK에코플랜트는 삼성E&A와 근소한 격차로 각각 3위와 4위에 안착했다. 이하 기업은 현대엔지니어링, GS건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롯데건설, 대림, 현대건설, 대우건설, HD현대사이트솔루션, 두산밥캣, DL이앤씨, 중흥토건이다.
자동차
현대자동차 : 소액주주 보호·동반성장 우수
자동차 3사인 현대자동차, 기아, 한국지엠은 올해 평가에서 모두 점수가 크게 상승했다. 이 중 종합 14위를 차지한 현대자동차가 업종 1위에 올랐다. 현대자동차는 ‘기후변화 대응’, ‘소액주주 보호’, ‘협력사 동반성장’ 항목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2위는 기아, 3위는 한국지엠이다.
소재, 부품
에코프로 : 친환경 소재 개발 및 생산 호평
소재, 부품 업종에서는 올해 신규 평가 대상에 오른 에코프로가 1위를 차지했다. 2차전지 양극재 등 친환경 소재 개발과 생산을 통해 지속가능한 산업생태계를 구축한 에코프로는 업종 내에서 환경 부문 점수가 압도적으로 높았다. ‘기후변화 대응’, ‘재생에너지 이용’, ‘자연보호와 생물다양성 보전’, ‘친환경 제품 및 서비스 제공’ 등 항목이다. 업종 2위와 3위는 에코프로와 근소한 차이로 LS전선과 삼성디스플레이가 차지했다. 나머지 기업 순위는 에코프로비엠,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현대트랜시스, 한온시스템, HL만도 순이다.
이승균 한경ESG 기자 cs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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